日, 중국의 광범위한 군사거점화 우려…인프라 수요엔 '반색'

중국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대해 일본은 기회와 위협이라는 두가지 상반된 감정 사이에서 딜레마에 처했다고 산케이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일본은 베이징(北京)에서의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과 이마이 다카야(今井尙哉) 총리 정무담당 비서관을 보냈지만 일대일로에 어느 정도 협력할지엔 신중하다.

섣불리 협력했다가 중국의 중동에 대한 영향력 확대와 군사 팽창을 돕는 셈이 될 수 있어서다.

일대일로는 육지와 바다를 통한 인프라 구축을 통해 아시아 전역을 중국과 연결한다는 중화경제권 구상이지만, 인프라 정비 과정에서 남중국해·인도양·중동 앞바다 등에서 광범위하게 중국의 군사거점화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일대일로 구상대로 아시아를 중동·아프리카·유럽으로 연결하면 대형 인프라 구축 시장이 열린다는 점에서 일본 기업들에 큰 사업기회이기도 하다.

일본이 주도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예상하는 아시아 지역 인프라 수요는 향후 15년간 26조달러(약 2경9천333조원)이나 된다.

나카오 다케히코(中尾武彦) ADB 총재가 "좋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일대일로)에 협력할 여지가 있다"고 말한 것은, 이런 아시아 인프라 시장의 잠재력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에 일본 기업들이 어느 정도 참여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산케이 신문은 한 국제경제 조사기관 간부를 인용해 왕성한 인프라 수요에 중국은 속도감을 중시하고 있어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도로포장 등 간단한 공사는 일본 기업들에 (참여할 수 있는) 승산이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 기업들이 추구하는 질높은 인프라의 수출이 일대일로의 인프라 사업에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작다는 것이다.

일본 입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선언 이후 중국에 세계 무역과 통상 규칙 만들기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

중국은 한국·중국·일본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회원국들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빠지면서 TPP에 힘이 빠진 상황에서 그간 TPP에 기대 RCEP에 소극적이던 일본에게 RECP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