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오는 6월 말까지인 주요 산유국의 원유 감산 기한을 내년 3월까지 추가 연장하기로 15일 합의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과 칼리드 알팔리흐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서 별도 회담을 하고 이같이 합의했다. 이 소식에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장중 1.8% 상승한 배럴당 48.7달러까지 상승했으며, 북해산 브렌트유는 런던선물거래소(ICE)에서 배럴당 51.7달러까지 올랐다.

두 장관은 공동성명에서 “시장 안정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주요 산유국의 자발적 감산을 9개월 더 늘릴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오는 24~2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산유국 장관급 회의에서 다른 산유국들에 이런 입장을 전달하기로 했다. 두 장관은 지난해 말 감산 합의 때처럼 하루 180만 배럴 감산을 권고할 예정이다. 다른 산유국들이 동의해야 감산 연장이 최종 결정된다.

OPEC은 지난해 11월 말 산유량을 올해 상반기 하루 12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고 러시아를 포함한 11개 비OPEC 산유국도 지난해 12월 산유량을 하루 55만8000배럴 감산하기로 했다. 노박 장관은 “사전 협의 결과 감산 참여 24개국 모두 (감산 연장에) 동의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 감산 규모로는 원유 재고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의 원유전략가 줄리안 리는 “OPEC 회원국의 하루 감산량(120만 배럴)을 240만 배럴로 확대해야 원유 재고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산유국의 감산 노력에도 미국처럼 합의에 참여하지 않은 산유국의 생산이 늘면서 감산 효과를 떨어뜨리고 있어서다. 여기에 내전을 이유로 감산 합의에서 예외가 인정됐던 리비아가 최근 산유량을 계속 늘리고 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