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단·지자체 보조금 받으면 300여만원으로 태양광 설치
요금 절감 효과 커 신청 폭주…올해 물량 1천800가구 지원 끝나


청주시 상당구 김모(54)씨는 요즘 가족과 에어컨을 켤지를 놓고 승강이를 벌이는 일이 잦아졌다.

최근 낮 기온이 초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오르면서 가족은 에어컨을 켜고, 전기요금을 걱정하는 김씨는 이를 말리면서 빚어지는 일이다.

김씨는 지난해 여름 평소 월 5만∼7만원 내던 전기요금이 20만원을 넘는 '폭탄'을 맞은 기억 때문에 벌써 올여름 전기요금이 걱정이다.

김씨는 "아내와 두 아들이 워낙 더위를 많이 타 여름에는 온종일 에어컨을 켜놓고 생활한다"며 "벌써 초여름 같은 날씨라 에어컨을 켜고 있는데, 올여름에는 전기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얼마 전 친구로부터 주택용 태양광을 설치하면 전기요금이 대폭 줄고, 에너지공단과 시에서 지원금까지 준다는 말을 듣고 자신의 주택 마당에 태양광을 설치하기로 했다.

에너지공단은 올해 태양광 설치 주택에 351만원(3㎾ 기준)을 보조해준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자치단체도 추가로 사업비를 지원한다.

120만원을 지원하는 청주시를 기준으로 보면 가구당 총 471만원을 보조받을 수 있다.

주택용 태양광 시설비가 700만원 후반대임을 고려하면 300만원정도만 들이면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김씨는 에너지공단 등의 지원을 받아 태양광을 설치하려던 계획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에너지공단이 올해 73억원의 예산을 세워놓고 지난 1월 23∼2월 17일과 지난 3월 6∼17일까지 태양광 주택 보조금 지원 사업을 접수한 결과, 올해 계획한 1천800여 가구의 사업 물량이 모두 마감된 것이다.

지난해 여름 폭염에 따른 냉방기 사용량 증가로 '전기요금 폭탄'을 경험한 가정들이 서둘러 태양광 설치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더해 에너지공단이 지난해 201만원을 지원했던 보조금을 대폭 늘린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공단이 정부의 추경예산에 보조금의 추가 배정을 요구했으나 언제 다시 보조금 지원사업이 재개될지는 불투명하다.

태양광을 주택에 설치하면 전기요금 절감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공단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4인 가족이 한 달간 사용하는 전기는 350㎾ 정도다.

이를 전기요금으로 환산하면 5만5천80원이다.

그렇지만, 태양광을 설치해 월평균 300㎾의 전기를 생산하면 전기요금이 5천원으로 뚝 떨어진다.

전기요금 절감 효과는 에어컨 등 가전용품 때문에 전기 사용이 많은 여름철에 더 두드러진다.

가정에서 하루 8시간 에어컨을 가동하면 전기사용량이 150㎾ 늘어나고, 월 사용량이 500㎾로 누진되면서 전기요금은 10만4천원이 나온다.

태양광을 이용하면 2만5천원으로 줄어든다.

일반 가정에서 전기요금이 13만7천원 나오는 600㎾의 전기를 사용해도 태양광 설치 가정의 전기요금 부담액은 4만9천원 수준이다.

한전이 지난해 12월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 체계를 개선하기 전까지 여름철 전기요금 부담은 더 컸다.

작년을 기준으로 보면 500㎾와 600㎾의 전기요금은 각각 13만원, 21만8천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가정은 매년 증가 추세다.

전국적으로 태양광 전기를 신규로 사용하는 가정이 2014년 1만859가구에서 2015년 1만2천647가구, 지난해 2만5천663가구로 늘었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예년에는 태양광 설치비용 회수 기간을 7∼10년에 맞춰 보조금을 지원했는데, 올해는 5∼6년으로 줄이면서 보조금이 대폭 늘었다"며 "당초 예산으로는 주민들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 없어 추경을 통한 보조금 추가 지원을 정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bw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