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이르면 다음달부터 개인 간(P2P) 금융 거래와 세계 최대 숙박 공유 서비스업체 에어비앤비의 국내 이용 실적을 수집한다. 새로운 경제 흐름을 반영해 국내총생산(GDP)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디지털 경제와 공유 경제를 반영한 GDP 추계를 위해 이르면 다음달부터 P2P 금융거래와 에어비앤비 국내 이용 실적 관련 기초 통계를 수집한다.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한 GDP가 발표되기까지는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초 통계 수집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GDP 추계 관련 국제기준을 보면 P2P와 에어비앤비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반영할 수 있지만 별도로 통계를 수집하지 않아 일부만 반영돼왔다”며 “관련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져 체계적인 통계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 내부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한은은 한국P2P금융협회와 에어비앤비 측에 업무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P2P 금융은 돈을 빌리려는 사람과 투자하려는 불특정 다수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저금리 시대에 두 자릿수 이상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빠르게 수요가 늘고 있다.

P2P 대출업체들은 개인 신용대출뿐만 아니라 아파트, 미술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008년 설립된 에어비앤비는 ‘노는 방을 관광객에게 빌려준다’는 개념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급성장했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중에서도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을 예약한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한국 가정집도 약 2만곳에 달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말 “GDP가 디지털 경제나 공유 경제처럼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경제 활동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 실상을 GDP에 충실하게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