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조치 속에도 올해 1분기 중국으로의 석유제품 수출은 외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석유공사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중국으로 수출한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수출량은 2천248만1천 배럴로 작년 같은 기간(2천191만 배럴)보다 2.6% 늘었다.

금액으로는 작년 1분기 7억8천424만 달러에서 올해 1분기에는 13억2천145만 달러로 68.5%나 증가했다.

물량 증가율보다 금액 증가율이 더 가파른 것은 올해 1분기에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석유제품 가격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제품별로 보면 특히 경유 수출이 크게 늘었다.

작년 1분기엔 222만 배럴을 수출했는데 올해 1분기엔 436만 배럴로 2배 가까이(96.4% 증가) 증가했다.

중국이 석유제품 수입을 늘리는 것은 수요는 늘어나는데 자체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정유업계는 분석한다.

중국에는 매머드급 국영 정유업체들 외에도 '찻주전자 정유공장(Teapot refinery)'으로 불리는 중소형 정제설비들이 많은데 이들의 가동률이 60% 수준에 머물면서 공급이 충분하지 못한 상태다.

이처럼 수입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석유제품은 일반 소비재와 달리 '한국산'이란 게 뚜렷이 드러나지 않아 수출에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수급 균형이 깨지면서 어쩔 수 없이 수입을 해야 하는데 석유제품은 한국산이란 국적이나 브랜드가 노출되지 않다 보니 중국 내 수입이나 소비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당분간 중국에선 지금 같은 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