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FANG)’의 계절이 돌아왔다. 페이스북(Facebook)과 아마존(Amazon), 넷플릭스(Netflix), 구글(Google)의 첫 번째 알파벳을 딴 ‘팡’ 기업들이 미국 뉴욕증시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25일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가인 60,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27일(현지시간)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도 팡 기업 실적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적 팡팡 터진 'FANG' 기업들…미국 증시 이끌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이날 1분기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한 357억달러(약 40조6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순이익도 41% 급증한 7억2200만달러(주당 1.48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이날 증시 마감 후 이뤄진 실적 발표와 함께 아마존 주가는 장외거래에서 5% 급등하며 965달러까지 치솟았다. 올해 주가 상승률은 23%에 달했다. 창업자인 제프 베저스 최고경영자(CEO)의 재산도 이날 하루에만 33억달러 불어난 6520억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를 50억달러 차로 바짝 추격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도 이날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순익은 54억30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29% 증가했고, 매출 역시 22% 늘어난 247억5000만달러를 올렸다. 외신은 모바일 광고와 함께 유튜브의 비디오 서비스 이용자 수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알파벳 주가도 실적 발표 후 4% 오른 929달러를 찍었고, 시가총액은 6089억달러까지 불어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표기업인 페이스북 역시 거침없는 상승세를 예고하고 있다. 다음달 3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월가 투자분석가들은 페이스북의 1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45% 증가한 78억3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월간 활동사용자 수도 지난보다 14% 늘어난 18억9000만명으로 예상했다. 올 들어 페이스북의 주가 상승률은 나스닥지수(12%)의 배가 넘는다.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기업 넷플릭스의 1분기 순이익은 1억7820만달러로 작년 1분기보다 543% 늘어나는 폭발적인 증가율을 보였다. 매출도 26억4000만달러로 34% 늘었다. 주가 역시 올 들어 23% 상승하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거대 정보기술(IT)기업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는 데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애플을 포함한 거대 IT기업은 올해 나스닥지수 상승률의 40%를 담당했다. 페이스북과 구글의 동영상 광고시장 점유율은 90%가 넘는다. 아마존의 성장은 전통 소매업체 파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실리콘밸리의 거대 IT기업은 이제 통제하기에 너무 커버렸다”며 “독과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