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해 9월 SK하이닉스 중국 충칭 공장을 방문해 생산 중인 반도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해 9월 SK하이닉스 중국 충칭 공장을 방문해 생산 중인 반도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SK그룹 제공
반도체 호황이 최소한 내년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선두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은 갈수록 강해지는 추세다.

[SK 주력사들 '깜짝 실적'] "최소 내년까지 반도체 '슈퍼 호황'…중국 5년내 D램 생산 확대 쉽지 않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5일 반도체산업협회가 주최한 ‘반도체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중국의 반도체 생산량 확대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며 “미국 일본 등이 반도체 업체의 중국 매각을 통제하면서 기술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정부는 D램을 장기 과제로 돌리고, 낸드플래시 분야에 우선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D램에서는 5년 이상 의미 있는 생산량 증대를 이루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호황이 최소한 내년까지는 이어지고, 그 이후에는 중국의 반도체 생산량이 얼마나 늘어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 선두업체들의 점유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의 렌 젤리넥 수석연구원은 “반도체 가치사슬 전체에서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한 집중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젤리넥 수석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인텔과 삼성전자 등 상위 5개 업체가 세계 반도체시장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30.5%에서 지난해 38.4%로 높아졌다. 상위 10개 업체로 확대하면 같은 기간 46%에서 56.8%로 증가폭이 더 컸다.

그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반도체업계의 인수합병(M&A)과 공장 매각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라며 “반도체 업체들도 장기 성장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3년 16건에 그친 반도체업계 M&A는 지난해 29건으로 늘었다.

선두업체 집중화 경향은 메모리반도체에서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상위 5개 업체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49%에서 지난해 89%로 높아졌다. 시스템반도체인 로직반도체에서 인텔과 퀄컴 등 5개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50% 안팎을 맴돌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2000년대 초반 10개가 넘던 D램 제조업체는 ‘치킨게임’을 거치며 3개로 줄어들었다. 메모리반도체가 전년 대비 30.3% 성장하는 데 힘입어 올해 전체 반도체시장의 성장률은 12.1%에 달할 전망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