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공족 외면에 두 손 든 커피빈…와이파이·충전시설 뒤늦게 확장
커피빈이 와이파이와 노트북 및 충전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장을 늘리고 있다. 커피전문점에서 노트북으로 업무를 처리하거나 공부하는 소비자가 늘어나자 ‘커피에만 집중하겠다’는 기존 회사 방침을 바꾼 것. 스타벅스, 이디야커피 등에 비해 성장률이 떨어지자 커피빈코리아가 방향을 틀었다.

커피빈은 지난해 말 와이파이 및 충전서비스를 일부 점포에서 시작했다. 지금은 전국 274개 매장 중 60%가량에서 관련 서비스를 하고 있다. 광화문점·안국역점·역삼점·삼성봉은사로점 등 직장인이 많거나 대학교 인근에 있는 매장에서 시작해 종각역점(사진)·합정역점 등 신규 설립 매장 등에는 대부분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콩다방’으로도 잘 알려진 커피빈은 2000년대만 해도 ‘별다방’인 스타벅스와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커피숍에 속했다. 이국적인 분위기와 차별화된 커피 맛으로 마니아도 많았다. 2007년 매출은 679억원으로, 당시 스타벅스(1343억원)와는 두 배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스타벅스는 10년간 급성장했다. 반면 커피빈은 후발주자인 투썸플레이스, 이디야에도 밀렸다. 지난해 매출은 1460억원으로, 스타벅스(1조28억원)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차이가 벌어졌다.

스타벅스처럼 직영점 체제를 유지했지만 공격적으로 매장을 내지 않았다. 또 소형 카페에서도 제공하는 와이파이와 충전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는 ‘복합 휴게공간’으로 커피전문점을 찾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외면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커피빈의 성장정체로 이어졌다. 딱딱한 나무의자 위주로 내부를 꾸민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매장 내 고객 회전율을 높이긴 했지만, 같은 이유로 커피빈을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도 점점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많은 소비자가 커피빈에서는 와이파이가 안 되고, 휴대폰을 충전할 수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 커피빈이 성장성을 회복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