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기자 ] '올해 2만대, 내년 3만대 팔겠다.'

쌍용자동차가 25일 고급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4 렉스턴'을 국내에서 월 2500대 이상 팔겠다고 선언했다. 올 연말까지 2만대를 팔고 내년 판매량은 3만대로 늘린다는 사업목표를 제시했다.

쌍용차는 이날 서울 중구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G4 렉스턴 기술설명회(테크 쇼)에서 기아자동차 모하비를 뛰어넘는 판매실적을 내겠다고 밝혔다. 모하비는 월 평균 1200~1300여대 팔린다. 신차 효과를 앞세워 이보다 2배 더 팔겠다는 계획이다.
G4 렉스턴 테크쇼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 모습. (사진=쌍용차)
G4 렉스턴 테크쇼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 모습. (사진=쌍용차)
◆ '왕의 귀환' 선언

쌍용차는 신차 개발비로 3800억원을 투자한 G4 렉스턴을 앞세워 2000년대 초반 전성기를 누린 '렉스턴의 귀환'을 알린다는 포부를 밝혔다. 렉스턴이 잘 팔리던 2002년에는 국산 최고급 SUV(2500만~3300만원 선)로 나와 월 4000대 판매고를 올리면서 인기를 끌었다.

G4 렉스턴은 지난 14일부터 사전계약에 들어갔다. 40~50대 연령대를 타깃으로 삼았다. 초기 반응은 고무적이다. 신영식 쌍용차 전무(마케팅 본부장)는 "일주일 간 3500대 계약대수를 기록했다"며 "5월 출고 전까지 5000대 계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판매 가격은 트림별로 △럭셔리 3350만원 △프라임 3620만원 △마제스티 3950만원 △헤리티지 4510만원이다. 신 전무는 "G4 렉스턴은 가성비가 장점"이라며 "모하비와 비교하면 엔트리급에서 700만~800만원 차이, 사양 비교를 하면 100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고 강조했다.

G4 렉스턴 차체는 전장 4850㎜, 전폭 1960㎜, 전고 1825㎜다. 쌍용차가 경쟁 상대로 지목한 모하비와 비교해 길이는 80㎜ 짧고 폭과 높이는 각각 45㎜, 10㎜ 길다. 파워트레인은 배기량 2157cc 디젤 심장에 메르세데스벤츠의 7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엔진은 렉스턴W에 탑재된 직렬 4기통 2.2L 디젤(최대 178마력, 40.8㎏·m)을 보완한 것이다. 최고 성능은 187마력, 42.8㎏·m 토크 힘을 낸다. 연료탱크 용량은 70L. 2륜구동(2WD) 연비는 10.5㎞/L, 4륜구동(4WD) 연비는 10.1㎞/L다.

경쟁 차종으로는 모하비, 포드 익스플로러 등을 꼽았다. 다만 모하비와 달리 3.0L급 디젤 엔진 도입 계획은 없다. 이수원 기술연구소장(전무)은 "고배기량 엔진을 얹으면 비용 부담은 고객에게 돌아간다"며 "가성비를 고려해서 V6 3.0 엔진을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 안전성 및 튼튼함 강조

쌍용차는 G4 렉스턴이 국산 SUV 중 가장 안전하고 튼튼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최근 추세인 전륜(앞바퀴굴림) 모노코크 타입의 SUV와 달리 후륜(뒷바퀴굴림) 기반 4중구조 프레임(쿼드프레임) 타입을 선택해 정통 SUV 본질을 강화했다는 것.

이날 기술설명회에선 '국내 SUV 최초'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차체에는 동급에서 가장 많은 81.7%에 포스코의 고장력강판을 적용했다. 쿼드프레임에는 세계 최초로 1.5Gpa(기가파스칼, 1mm² 당 150kg을 견디는 강도)급 초고강도강이 쓰였고 국내 최초로 590MPa급 이상 초고장력강판이 동급 최대인 63%까지 적용됐다는 설명이다.

국내 SUV 최대 크기인 9.2인치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SUV 최다 갯수인 9개 에어백을 탑재했다. 라디오 자동 주파수 변경, 라디오 음원 저장, 양방향 와이파이 풀 미러링 등 국내 최초로 적용한 기능도 다수 채택했다.

G4 렉스턴은 5인승 모델이 우선 판매된다. 하반기에는 7인승 모델도 나온다. 쌍용차는 같은 렉스턴 이름을 쓰는 렉스턴W는 향후 주문량이 줄어들면 국내에선 단종시키고 수출용만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