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에 '돌침대' 놨더니 대박…리빙업계 이색 매장
# 회사원 김태정씨(39)는 얼마 전 지방 출장을 가는 길에 잠시 들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색다른 경험을 했다. 한 가구업체가 만들어놓은 체험형 쇼룸에서 평소 사고 싶었던 돌침대를 접한 것이다. 김씨는 "돌침대를 눈여겨보고 있었지만 시간이 없어 미처 보러가지 못했다"며 "생각지 못한 장소에서 체험할 수 있게 돼 구매 욕구가 한층 커졌다"고 말했다.

리빙업계가 전통적인 판매 매장을 벗어나 고속도로 휴게소나 영화관 같은 이색 장소로 가고 있다. 소비자 발길이 몰리는 곳을 직접 찾아가 체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제품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구 브랜드 리스톤은 최근 칠곡 휴게소(서울방향)와 죽전 휴게소(서울방향)에 각각 쇼룸을 열고 돌침대와 쇼파 등 다양한 제품을 전시했다.

이 쇼룸은 휴게소를 오가는 사람이면 누구나 돌침대에 앉거나 누워보고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오픈 형식으로 만들었다. 돌침대를 직접 체험해보고 제품 구매를 원할 경우 본사와 연결해 상담 받을 수 있다.

쇼룸을 연 지 한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반응은 예상보다 좋다. 칠곡 휴게소의 경우 쇼룸 개장 이후 인근 대구 롯데백화점 매장으로의 제품 문의가 평소보다 20% 이상 늘어났다.

리스톤 관계자는 "돌침대를 접해본 사람들이 본사나 백화점 매장으로 구매 문의를 하고 있다"며 "체험존을 꾸준히 확장해 소비자와의 스킨십 기회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가구 브랜드 템퍼코리아는 CGV압구정점과 청담시네시티점에 누워서 영화를 볼 수 있는 침대극장 '템퍼시네마'를 만들었다.

이곳에는 의자 대신 템퍼코리아의 리클라이닝 침대가 놓여있어 좀 더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다. 리클리아닝 침대는 버튼 조작만으로 머리, 상체, 다리 각도까지 조절 가능하다.

상영관 내에서는 유명 요리사가 제공하는 프랑스, 이탈리아 요리를 즐길 수 있고 슬리퍼, 휴대폰 충전, 웰컴 드링크 등의 일대일 맞춤 서비스도 받아볼 수 있다.

템퍼시네마는 주중과 주말, 조조, 심야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평균 객석 점유율이 50%를 넘길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침대 브랜드 에이스는 서울과 대전, 대구 등에서 자사 매트리스 품질을 알리기 위한 '에이스 헤리츠 슬립센터'를 열었다.

슬립센터에서는 전문가와의 일대일 상담을 통해 적합한 수면 공간을 안내 받아 2시간 동안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각 방마다 개별 블루투스 음악 장치와 헤어 드라이어 등이 비치돼 있고 위생을 위해 체험이 끝나면 시트는 바로 교체한다.

리빙업계 관계자는 "색다른 공간과 방식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며 "이같은 방식은 소비자들의 확인 욕구를 충족해 줄 수 있어 실제 구매로 이어질 확률도 훨씬 높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