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삼성 갤럭시 S8 놓고 "기다렸다가 사라"
안전성 확인 필요하고 美서 빅스비 바로 못 쓰는 점 지적
전문가 "들기 편한 몸체에 큰 스크린" 호평


한국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 S8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지만, 미국에서 일부 전문가는 몇 달 기다렸다가 사라고 조언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갤럭시 S8의 판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새로운 스마트폰이 나오면 소비자들이 당장 살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지켜볼지를 고민한다면서, 삼성이 지난해 불이 붙는 결함으로 갤럭시 노트7을 단종한 이후 처음 내놓은 스마트폰인 갤럭시 S8은 기다렸다가 사는 것이 가장 좋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안전성과 다른 불확실성을 이유로 들었다.

NYT에 따르면 21일 미국 출시 전에 갤럭시 S8을 미리 써본 전문가들은 삼성 스마트폰에 대한 안전 우려가 여전하며, 핵심 기능인 빅스비(Bixby) 음성 디지털 비서가 당장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제품 리뷰 사이트 톰스가이드의 마크 스푸나우어 편집장은 "갤럭시 노트에 일어났던 일은 전반적인 삼성 휴대전화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면서 "이 스마트폰의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할 때까지 기다려도 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체로 기다리면서 지켜보는 방식은 소비자들이 신제품에 대해 택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길이라고 NYT는 전했다.

몇 달, 심지어 몇 년을 기다리는 동안 기술 기업들은 기능을 향상하고 오류를 수정할 수 있다.

IT 매체 씨넷의 제시카 돌코트는 개인적으로 S8을 사기 전에 안전성을 믿을 수 있을 때까지 3개월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하드웨어 부품 판매업체 아이픽시트를 소유한 카일 윈스는 리콜된 약 200만대의 노트7 가운데 문제가 생긴 것은 수십 대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즉, S8이 대량으로 팔린 뒤에야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누군가는 (실험용) 기니피그가 돼야 한다"면서 "당신은 기니피그가 되고 싶은가?"라고 반문했다.

다만 S8은 삼성의 이익에 결정적이기 때문에 이 제품에 노트7과 비슷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작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삼성은 8가지 배터리 안전성 검사 절차를 새로 도입했다.

S8의 하이라이트인 빅스비의 음성 기능을 미국에서는 올해 늦은 봄부터야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구매를 서두르지 않아도 될 이유라고 NYT는 지적했다.

톰스가이드의 스푸나우어는 가장 흥미로운 기능을 출시 때부터 쓸 수 없다는 것이 실망스럽다면서 "이 이유로 사람들이 기다리며 지켜볼 수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칼럼에서 삼성의 소프트웨어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이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라면서, 빅스비가 구글의 뛰어난 픽셀 스마트폰 못지않을지 알 수 없는 데다 빅스비가 준비됐을 때는 애플의 10주년 아이폰 출시가 머지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또 삼성이 S8의 배터리 안전성을 위해 가져온 변화에 대해 투명성을 높이라고 요구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S8의 지문 센서 위치가 불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문 센서는 기기 뒤쪽의 카메라 렌즈 바로 옆에 있다.

컨슈머리포트의 마이크 지카스는 사진을 찍기 전에 렌즈를 닦아야 하며 왼손잡이가 지문으로 잠금을 해제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씨넷의 돌코트는 센서가 뒤에 있어 사용이 부자연스러웠다고 했다.

한편 저명한 IT 전문가 월트 모스버그는 더버지에 실린 칼럼에서 갤럭시 S8에 대해 "큰 스크린을 놀랍게도 작고, 들기 편하며 가지고 다니기 쉬운 몸체에 넣었다"면서 "시각과 촉각의 큰 성공"이라고 평했다.

베젤(화면 테두리)을 대폭 줄이고, 화면 비율과 몸체 크기를 바꿔 좁고 길쭉하게 만드는 방식 덕분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하지만 S8은 아이폰 7이나 구글 픽셀보다 길어 주머니나 가방의 칸 밖으로 나올 수 있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 심각한 것은 한 손으로 쓸 때 스크린이 너무 길어 알림창이나 최상단 아이콘에 쉽게 닿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화면이 커졌는데도 배터리 수명은 길다고 칭찬했다.

75% 밝기에서 넷플릭스에서 영화 2편과 TV쇼 1편을 보고 동영상 촬영, 통화, 이메일에 썼는데 배터리가 10시간 지속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체인증 기능은 큰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문 인증은 연거푸 실패했고 얼굴 인식과 홍채 인식도 마찬가지여서 거의 매번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750달러를 지불할 수 있고 큰 화면을 좋아하면 S8은 훌륭한 선택이라면서, 단지 혁명적인 새로운 기능을 기대하지는 말라는 총평을 내렸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