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 단계에서 한두 문제에 합의 못해…좋은 결론 날것"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의 채무재조정과 관련해 국민연금 측과 "내용적으로 상당 부분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좋은 결론이 이른 시일 안에 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장은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실무적인 단계에 표현이나 개념의 문제에서 몇 가지 합의 못 한 부분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인 산은의 지급보증에 대해서는 "관련 법상 원천적으로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의 공평한 손실분담이라는 원칙에도 상충된다"며 기존 입장을 재천명했다.

이 회장은 그럼에도 "쌍방이 이해하는 단계에 갔다고 생각한다.

남아 있는 문제는 큰 문제가 아닌 한두 가지"라며 "기본적으로 (협상 타결에) 조금 낙관적인 입장이고 국민연금을 믿어보고 싶다"며 국민연금이 '지급보증'에서 한발 물러설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오후 4시에 열 예정인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Pre-packaged Plan) 실행위원회 이전에라도 매듭이 지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전날 산은의 최종 제안을 담은 공문을 국민연금 측에 보냈다고 말했다.

산은은 최종 제안에서 만기연장 회사채의 상환기일이 도래하기 한 달 전에 원리금 전액을 국민연금이 지정한 제3자 명의의 별도 계좌에 예치하고, 자율적 구조조정안 절차가 마무리되는 즉시 회사채·기업어음의 청산가치에 해당하는 금액을 대우조선 명의의 별도 계좌에 입금해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지원하는 크레디트 라인을 기존 2021년에서 회사채의 최종 상환기일인 2023년까지 유지하고 신규 자금 가운데 미사용 금액을 회사채 우선 상환에 지원하기로 했다.

2018년부터 매년 대우조선의 정상화 가능성과 유동성 전망에 대한 실사를 진행해 대우조선의 상환 능력이 확인되면 상환 유예기간을 단축하거나 분할 상환원금을 조정하는 등 조기 상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도 제안했다.

이 회장은 "국민연금이 산은의 제안에 동의한다면 이런 내용의 확약서에 서명하겠다"며 "산은과 수은이 약속하는 것을 믿지 못하면 우리 사회가 불신의 사회로 가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P플랜(Pre-packaged Plan)의 준비상황에 대해 정용석 산은 부행장은 "98% 정도 준비가 됐다"며 "P플랜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대우조선의 선박 건조에 문제가 없게끔 모든 시나리오를 짜고 대응 준비를 사실상 마쳤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