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후…자녀와 함께 사는 가구 절반으로 '뚝'
고령화 여파로 2045년에는 혼자 사는 65세 이상 고령 노인 수가 지금보다 세 배가량으로 늘어난다. 전통적인 가족구조 해체는 더욱 빨라져 30년 후 자녀와 함께 사는 가구는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장래가구추계 2015~2045년’에서 전망된 한국의 미래 가구 모습이다. 고령화·저출산 여파로 전통 형태의 친족가구가 선진국보다 급속하게 해체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택시장도 이런 추세에 맞춰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늘어나는 고령 1인 가구

30년 후…자녀와 함께 사는 가구 절반으로 '뚝'
장래가구추계를 보면 흥미로운 점이 하나 발견된다. 생산가능인구가 올해를 정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서도 가구 수는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의 기준 시점이 된 2015년 총가구는 1901만3000가구였다. 5년 전에 전망한 추계(1870만5000가구)보다 실제로는 30만8000가구 더 늘어났다.

총가구는 앞으로도 매년 증가해 2043년 2234만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을 탈 것으로 예상됐다. 인구 정점 시기가 2031년으로 예상되는 것과 비교하면 가구 수 증가는 12년 더 지속되는 것이다.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구 분화로 1인 가구와 자녀와 함께 살지 않는 가구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1인 가구는 2015년 518만가구(전체의 27.2%)에서 2045년 810만가구(36.3%)로 늘어 가구 형태의 대세로 자리 잡는다. 자녀와 동거하지 않는 가구도 같은 기간 295만가구(15.5%)에서 474만가구(21.2%)로 늘어난다. 두 유형 가구의 합은 42.7%에서 57.5%로 증가해 과반이 된다. 반면 이 기간 자녀와 함께 사는 가구는 613만가구(32.3%)에서 354만가구(15.9%)로 42.3% 감소한다.

고령화와 저출산이 가구 유형 변화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65세 이상 1인 가구는 2015년 120만3000가구에서 2045년 371만9000가구로 3.1배로 늘어날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봤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현재는 1인 가구에 30대 비중이 많지만 점차 고령 부부가 함께 살다가 사별해 1인 가구가 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시장 변화

1인 가구의 가파른 증가세는 부동산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기존에도 1인 가구 증가세는 지속돼 왔지만 이번 조사에서 그 진행이 선진국보다 가파를 것으로 관측됐다는 점에 부동산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2015년 한국의 1인 가구 비율(27.2%)은 호주(24.7%) 뉴질랜드(23.8%)보다 높지만 일본(33.3%) 영국(30.3%) 캐나다(27.9%)보다는 낮았다. 2035년에는 한국이 34.6%로 영국(30.7%) 캐나다(30.4%)를 앞서고 일본(37.2%)을 넘본다.

부동산업계는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 기존 1인 주택 인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아파트 소형화 추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일본에서도 이미 부모와 자녀가 동거하는 형태의 아파트를 잘 짓지 않는다”며 “정부 재정을 지원해 짓는 국민주택의 법적 기준 면적(전용 84㎡)도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자가 부동산시장에 ‘큰손’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최근 들어 60대 이상 연령층이 아파트시장에서 주요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건설사들도 고령자 취향에 맞춘 아파트 건설에 보다 신경을 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