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엔 자동화로 저임금 노동만 남을 것"
“현재 존재하는 직업 대부분이 2050년에는 기술적으로 자동화될 것입니다.”

조너선 워첼 맥킨지 글로벌연구소 소장(사진)은 13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 주최로 열린 강연에서 “지금도 기술적으로는 직업의 50%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자동화 기술이 발전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워첼 소장은 “2050년에는 현재 존재하는 일자리의 60%는 기계로 대체되고 10%만 남을 것”이라며 “나머지 30%는 직업의 이름은 같지만 하는 일은 전혀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도 남아 있을 직업으로는 저임금 노동이나 심리상담사, 유아교육처럼 사람에게 직접 서비스 받기를 원하는 업종일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연봉 6만~7만달러 정도를 받으며 사무실에 앉아서 일하는 직업들은 대부분 기계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됐다. 워첼 소장은 “맥킨지만 하더라도 15년 전에는 대부분 기업 전략을 수립하던 일을 했지만 지금은 빅데이터 분석이나 기업 행동 디자인 등 과거에는 전혀 하지 않던 일이 전체 일의 70%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첼 소장은 기계의 인간 대체가 국가나 기업, 사람들의 양극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정보기술(IT) 혁명과 세계화의 진행으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기업이나 일자리의 국경이 사라지면서 일부 선도 기업들이 시장을 독점하는 추세가 과거보다 심화되고 있다. 70년 전에는 ‘S&P 500’ 소속 기업의 평균 업력은 80년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18년으로 줄었다. 새로운 기술을 갖고 최근에 탄생한 기업들이 자금 조달 시장도 독점하는 상황이다.

워첼 소장은 “전 세계적으로 최근 10년 동안 가계의 60%는 가처분소득이 줄어들었고 상장기업 수도 20~30%가량 줄었다”며 “앞선 기업에 일하는 종사자만이 디지털화의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앞으로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이 발달하는 만큼 규제나 제도도 바뀌고 기술에 대한 사회적 책임도 묻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기술의 발달과 이것이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통해 균형을 맞추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