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 자동차 산업의 내수와 수출 간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다.

연도별 1분기만 놓고 비교해 봤을 때 내수는 1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수출은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을 올렸다.

1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자동차산업 내수 판매 대수는 37만4천441대를 기록, 2003년 1분기 37만5천387대 이후 14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차(-4.9%), 대우버스(-12.8%) 등은 작년 1분기보다 판매가 줄었지만 현대차(0.7%), 쌍용차(7.6%), 르노삼성(56.4%), 한국지엠(0.2%) 등 다른 완성차 업체의 내수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에는 국내 소비자들이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받은 반면 올해 1분기는 별다른 혜택이 없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 내수는 상당히 선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분기 내수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한 차량은 현대차 그랜저였다.

그랜저는 올해 들어 3만4천857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 1만3천467대보다 2.6배가량이나 늘었다.

르노삼성의 SM6도 작년 1분기 7천88대보다 73.2% 늘어난 1만2천277대가 판매됐다.

반면 수출은 크게 줄었다.

올 1분기 국내 7개 완성차 업체의 수출대수는 62만7천225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나 줄었다.

이는 2010년 58만7천604대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1분기 실적이다.

주요 수출지역인 중동지역에서 고전한 가운데 글로벌 주요 시장의 경기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수출에 타격이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이 크게 줄면서 내수와 수출을 합한 완성차 생산대수 역시 2010년 97만4천388대 이후 가장 낮은 104만971대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8%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지난해 글로벌 생산국 순위에서 인도에 밀려 6위로 내려앉은 한국은 올해도 5위 탈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시된 신차들이 선전하면서 국내 자동차 판매는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국내 업체의 생산도 감소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표> 2017년 1분기 국내 자동차 산업 동향.(단위:대,%, 자료:한국자동차산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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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분 │ 2017.1분기 │ 2016.1분기 │ 증감률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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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수 │ 374,441 │ 368,492 │ 1.6 │2003년 37만5천387대 후 최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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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 │ 627,225 │ 653,205 │ -4.0 │2010년 58만7천604대 후 최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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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산 │ 1,040,971 │ 1,071,349 │ -2.8 │2010년 97만4천388대 후 최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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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