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 3월 출시한 스마트폰 G6가 초기 흥행에 성공하면서 LG전자의 1분기 깜짝 실적을 이끌었다. G6는 7일 미국 시장에 출시됐다. 연합뉴스
LG전자가 지난 3월 출시한 스마트폰 G6가 초기 흥행에 성공하면서 LG전자의 1분기 깜짝 실적을 이끌었다. G6는 7일 미국 시장에 출시됐다. 연합뉴스
LG전자가 올 1분기 8년 만에 최대 실적을 올렸다. LG전자는 7일 매출 14조6605억원, 영업이익 9215억원의 1분기 잠정 실적(연결 기준)을 발표했다. ‘초콜릿 폰’으로 높은 수익을 올린 2009년 2분기(1조2438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실적이다. 1분기만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다. 영업이익 규모를 7000억원대 후반으로 점친 증권가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LG전자 '깜짝 실적']  LG전자 스마트폰 G6 흥행…8년 만에 분기 최대 영업이익
실적 호전의 배경은 스마트폰 사업 회복이다. 휴대폰 부문(MC 사업)은 지난해 1조2000억원대 손실을 내며 LG전자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4분기 LG전자 실적이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도 휴대폰 부문에서 467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이 원인이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이뤄진 강도 높은 사업 조정과 지난달 출시한 G6의 흥행 덕분에 휴대폰 부문은 최근 실적이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 올 1분기에 소폭 흑자를 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당초 업계에선 LG전자 휴대폰 사업이 올 연말까지 적자를 낼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LG전자 '깜짝 실적']  LG전자 스마트폰 G6 흥행…8년 만에 분기 최대 영업이익
LG전자는 지난 1년간 휴대폰 부문 직원을 670명이나 줄이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인력 조정, 제품군 효율화, 유통 구조 개선을 거치면서 실적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스마트폰 사업 내실 강화에 힘쓴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사진)의 노력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조 부회장은 G6 출시 전까지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대신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휴대폰 부문 사업본부로 월 2~3회 출근하며 G6를 점검했다. 전작인 G5는 출시 초기 수요만큼 충분히 제품을 공급하지 못한 게 실패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조 부회장은 이를 교훈 삼아 G6는 출시 초기부터 분기당 200만~3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앞세운 가전 부문(H&A사업본부)도 높은 수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분기 9.7%의 영업이익률을 뛰어넘는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LG전자 관계자는 “유럽에서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LG 시그니처 제품 판매가 시작되는 등 고가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면서 이익률도 함께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가전 부문의 공정 혁신이 속도를 내며 생산비를 떨어뜨린 점도 높은 이익률의 비결이다. 4㎜ 두께의 프리미엄 TV ‘LG 올레드 W’를 지난달 시중에 내놓은 TV 부문(HE사업본부)도 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사업에서도 성과가 나면서 LG전자의 실적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GM의 전기차 ‘볼트EV’에 주요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전장 부문(VC사업본부)도 올 4분기부터는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