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훈 NHN페이코 대표. / 사진=NHN페이코 제공
정연훈 NHN페이코 대표. / 사진=NHN페이코 제공
[ 박희진 기자 ] "소비와 금융을 한 곳에서 해결하는 앱(응용프로그램) 포털이 되겠다."

정연훈 NHN페이코 대표(사진)는 7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NHN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페이코의 사업 전략과 목표를 발표했다.

정 대표가 밝힌 사업 전략의 핵심은 '결제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이다.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에서 발생하는 결제 데이터로 차별화된 마케팅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처음부터 결제 데이터를 가지고 수익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올 하반기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타깃 광고 상품부터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페이코, 결제 시장만 보는 것 아냐"

NHN페이코는 NHN엔터테인먼트의 간편결제 사업 부문이 분할돼 설립된 별도 법인이다. 지난 1일 NHN페이코는 국내 1호 간편결제 전문기업으로 출범했다.

간담회 내내 정 대표는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정 대표가 밝힌 전략에는 실제 결제 이상의 청사진이 담겨 있었다. 정 대표는 "페이코는 맨땅에 헤딩해 지금의 결과를 만들어냈고, 결제 시장만 보고 있지는 않다"며 다양한 금융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2015년 8월 출시된 페이코는 지난달 기준 누적 결제액 1조2000억원, 월 결제액 1400억원을 기록했다. 올 연말에는 월 결제액 2000억원, 연간으로는 결제액 2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초창기에는 포털, 메신저 등 기존 플랫폼을 보유한 다른 인터넷 업체의 간편 결제 서비스보다 시장 안착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정 대표가 페이코 사업을 지휘하면서 사업을 확대했다.

페이코는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가맹점 확대 측면에서는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근접무선통신(NFC) 결제 단말기인 '동글'을 카페, 편의점 등 프랜차이즈 위주로 배포한 게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존에는 개인 가맹점들을 대상으로 동글을 깔아봤는데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며 "올 해는 백화점 등 중대형 프랜차이즈 위주로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동글은 전국 오프라인 가맹점에 10만여대가 설치된 상태다. 올해 안에 20만대를 배포한다는 게 목표다. 20만대는 국내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매장을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판단이다.

◆올해 500억 투자…"수익화는 3년 더 필요"

정 대표는 페이코 가맹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 페이코가 한 프랜차이즈 카페와 결제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을 실험한 결과, 각 매장 매출이 평균 20% 증가했다. 일부 매장은 40% 이상 늘어난 곳도 있었다.

그는 "예를 들어 구매 상품의 종류, 구매 요일, 즐겨 찾는 위치 등을 기반으로 타깃 고객층을 설정하고 쿠폰을 발송해보니 클릭율이 높았다"며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마케팅은 바로 이런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는 오프라인 가맹점 확대와 외부 투자 등에 500억원을 쓴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비용과 비슷한 규모의 금액이지만 보다 다양한 용도로 쓰여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과거에는 가맹점 하나를 확보하기 위해 비용이 훨씬 많이 들었지만, 최근에는 비용 부담이 반으로 줄었다"며 비슷한 투자규모라도 다양한 투자가 이뤄질 것을 예고했다.

다만 페이코가 수익을 내는 데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정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페이코가 수익을 내려면 3년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