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일본에서 가계의 생활 수준을 평가하는 척도인 엥겔지수가 29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2016년 일본 2인 이상 가계의 평균 엥겔지수는 25.8%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증가했다.

일본의 가계 평균 엥겔지수는 작년까지 4년 연속 오르는 등 2000년대 이후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엥겔지수는 가계의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식료품비 비중을 뜻한다.

전통적인 경제학에서 엥겔지수는 높을수록 살림살이가 빠듯해 생활 수준이 나쁘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엥겔지수 상승이 생활 수준 악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요미우리는 분석했다.

여기에는 지속적인 엔저(円低) 현상에 따른 식품값 상승과 조리식품의 확산 등 2가지가 영향을 주로 미쳤다.

식품값이 조금씩 오른데다, 그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다른 분야의 소비를 줄이면서 소비지출 중 식료품비의 비중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작년까지 일본의 가구당 실질소비지출은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인 반면, 수입 중 저축이 차지하는 비중은 3년째 증가하고 있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은 것이다.

식료품비의 상승에는 바로 식탁에 가져가 먹을 수 있는 조리식품이 확산된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조리식품은 조리 과정이 더해진 만큼 식재료를 사는 것보다 값이 비싸지만,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고 사람들의 식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점점 구입이 늘고 있다.

식비에서 조리식품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0%에서 2016년 13%로 증가했다.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