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석 달 연속 두 자릿수 증가하면서 경기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1분기 수출 15% 증가는 22분기 만의 최대폭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489억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3.7% 증가했다고 2일 발표했다. 1월(11.2%)과 2월(20.2%)에 이어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다.

월간 수출액은 2014년 12월(495억달러) 후 2년3개월 만에 최대치를 달성했다. 올 1분기 수출은 14.9% 증가해 2011년 3분기 이후 22분기 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은 작년 4분기(1.8%) 플러스 전환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증가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15% 뛴 1분기 수출…5년6개월 만에 최고
슈퍼호황을 맞은 반도체와 석유제품 등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3월 반도체 수출액은 75억달러(41.9% 증가)로, 3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석유(63.3%)와 석유화학제품(36.3%)도 수출이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수출 호조가 기업의 투자 및 생산 증가와 내수 회복이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수출은 작년 11월부터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다. 스마트폰 고사양화에 따라 D램 주력 품목이 기존 ‘DDR3’에서 상대적으로 고가인 ‘DDR4’로 옮겨간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DDR4는 DDR3 대비 단가가 15.8%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제품은 저유가에 따른 스프레드(제품단가와 원유도입가의 차이) 확대로 2015년 6월 이후 최대 실적(약 31억달러)을 거뒀다. 석유화학 역시 단가 상승 등으로 2014년 10월 이후 최대 수출액(41억달러)을 달성했다. 화장품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수출도 3월 각각 사상 최대 수출액을 경신했다. 다만 무선통신기기(-26.4%)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8’ 출시가 3월에서 4월로 늦춰지는 영향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역별로는 유럽연합(-8.7%)과 미국(-5.3%)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3월 수출이 일제히 증가했다. 대(對)중국 수출은 반도체·석유화학·기계 등 수출 호조로 12.1% 증가했다. 대중 수출이 5개월 연속 늘어난 것은 2014년 4월 이후 35개월 만이다. 중국과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이 수출에 주는 영향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수출 회복세가 4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개월 연속 전년도 수출 감소율을 웃도는 증가율을 기록했고, 하루 평균 수출액이 꾸준히 증가한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수출이 2분기 연속 증가하는 등 수출 회복세가 공고화되면서 4월 수출도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