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과 인터넷으로만 영업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시대가 열린다.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인 K뱅크는 약 1년6개월간의 준비를 끝내고 3일부터 정식 영업을 시작한다. 2호인 카카오뱅크도 4월 초 금융위원회 은행업 본인가를 받아 상반기 출범할 예정이다.

365일 24시간 가동되는 인터넷은행은 기존 은행과 달리 영업점도, 통장도 없이 고객과 예금·대출 거래를 한다. 모바일금융이 갈수록 확산하는 가운데 금융산업 판도는 물론 소비자 생활패턴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오프라인 지점이 없을 뿐 시중은행과 똑같은 개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예·적금, 대출, 외국환, 신용카드, 수납 및 지급대행 등 모든 은행 업무를 할 수 있다.

K뱅크는 본인 명의 스마트폰과 신분증만 있으면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은 뒤 곧바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3일부터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전용 앱을 선보인다. 동시에 인터넷뱅킹 홈페이지를 개설한다.

1호 인터넷은행인 K뱅크는 모든 업무를 365일, 24시간 내내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 기존 은행에서는 카드발급 신청 등 많은 업무를 주중 영업시간에만 할 수 있는 것과 다른 점이다. 영업점이 없어 비용을 줄인 만큼 그 혜택을 더 높은 예금금리와 보다 싼 대출금리로 고객들에게 돌려준다는 계획이다.

K뱅크 관계자는 “신용대출 금리는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연 2.7% 대가 될 것”이라며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도 연 2% 수준으로 높게 책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강점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은행이 빠른 시간 안에 자리 잡을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시중은행들이 보다 편리한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으며 시장을 선점한 데다 확실하게 경영권을 행사할 지배주주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서다. 국회는 산업자본의 금융회사 지배를 제한한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인터넷은행 경영을 주도해야 할 KT(지분율 8%)와 카카오뱅크의 카카오(10%)의 증자가 사실상 불가능한 처지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거대 시중은행과 경쟁하려면 KT와 카카오 등 정보기술(IT) 회사들이 확실한 최대주주가 새로운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