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이상 체납자가 사온 명품, 입국때 공항에서 바로 압류
고액·상습 체납자는 오는 5월 초부터 해외여행 후 입국할 때 명품 가방 등 휴대품을 공항에서 압류당한다. 이들이 해외 직구로 구입하는 가전제품이나 의류 같은 특송품과 무역계약을 통해 국내로 들여오는 일반 수입품도 압류된다.

국세청과 관세청은 내달 1일부터 국세징수법·관세법 개정으로 고액·상습 국세 체납자 입국 시 휴대품이나 수입품을 압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 시행에 들어간다고 29일 발표했다.

국세청은 내달 초 이런 내용을 한 달간 예고하고 5월 초부터 관세청에 고액·상습 체납자의 수입품 압류를 통한 체납 처분을 위탁하기로 했다.

압류 대상자는 국세 3억원 이상을 1년 이상 체납해 국세청의 명단 공개 대상에 올라 있는 3만2816명이다. 올 11월부터는 2억원 이상 체납자도 명단 공개 대상이 되는 만큼 대상자는 더욱 늘어난다. 다만 ‘명단 공개 후 체납액의 30% 이상을 납부한 경우’ 등 일부 요건을 충족한 체납자는 압류 대상자에서 즉시 제외된다.

관세청은 국세청으로부터 체납 처분 위탁을 받은 체납자들이 해외여행 후 입국할 때 휴대품을 검사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명품 가방, 보석류 등을 발견하면 현장에서 즉시 압류한다. 체납자가 해외에서 새로 산 물건뿐 아니라 국내에서 소지하고 출국했다가 입국할 때 다시 갖고 오는 휴대품도 압류 대상에 포함된다.

해외직구로 구매한 가전제품·의류 등 특송품, 무역계약을 통해 국내에 들여오는 일반 수입품도 체납자의 소유물로 확인되면 즉시 압류하기로 했다. 압류 후에도 체납 세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관세청은 공매 방식으로 압류품을 팔아 매각비용을 제외한 잔액을 국세청에 송금해 체납액에 충당하도록 할 방침이다.

최정욱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고액·상습 체납자의 수입물품 등을 신속하게 체납처분할 수 있게 돼 조세정의 실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식 관세청 심사정책국장은 “해외로 출국할 때 세관 검사에 걸린다는 것 자체가 대상자에겐 상당한 심리적 압박”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