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급여 전액을 반납하는 등 직원들에게 고통분담을 호소했다.

정 사장은 29일 오전 사내방송을 통해 "외부에서는 대우조선을 혈세 먹는 하마라고 한다"며 "정작 당사자인 우리는 고통분담을 외면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는 우리 스스로 먼저 움직여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나와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우리 모두 사생결단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대주주와 채권단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자구계획의 철저한 이행과 추가 고통분담"이라며 "임직원에게 추가 고통분담을 간청하기에 앞서 저부터 급여 전액을 반납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3일 2조9000억원 규모의 대우조선 지원안 발표에서 모든 이해관계자가 손실을 나눠 부담할 경우 신규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중은행 및 회사채 투자자들은 50~80% 출자전환을 하고 만기를 3년 연장해야 한다. 대우조선은 생산직과 사무직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올해 임금의 10%를 반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만약 자구적인 인건비 감축 조치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채권단은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을 합친 형태의 새로운 구조조정 방식인 ‘P플랜(Pre-packaged Plan)’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 사장은 "추가 지원의 전제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채권단은 즉시 P플랜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며 "P플랜이 추진되면 보다 강제적이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실행되고 건조 계약 취소 등 회사의 생존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위기상황은 4조2000억원을 지원받은 2015년과는 다른 면이 있다"며 "2015년에는 회사 자체의 부실이 문제였다면 지금은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 이해관계자의 손실 분담을 요청하기에 앞서 국민은 우리가 어떤 결단을 내리는지 주시하고 있다"며 "이 고비만 넘기고 우리가 이미 약속한 자구계획을성실히 이행한다면 우리 회사는 흑자 전환해 규모는 작아지지만 단단한 회사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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