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서 재고 처분·점유율 확대 '일석이조' 노릴 듯

삼성전자가 재고로 보유했거나 소비자로부터 회수한 갤럭시노트7 약 300만대를 리퍼비시(Refurbished) 스마트폰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리퍼폰은 불량품이나 중고품을 신제품 수준으로 원래보다 싼 값에 다시 출고하는 재생폰을 말한다.

오는 29일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공개를 앞두고 갤럭시노트7 관련 이슈를 완전히 털어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자사 뉴스룸에서 "그동안 회수한 갤럭시노트7 재활용과 폐기에 관해 세 가지 원칙을 확정했다"며 "리퍼폰으로 판매해 대여폰 등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어 "(리퍼폰으로 판매하지 못할 경우) 재사용이 가능한 부품을 추출해 판매·활용하고, 금속 물질을 추출하는 등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전자는 "리퍼폰은 시장 수요를 고려해 판매 시장과 시점을 결정하겠다"며 "국가별로 규제(안전) 당국, 통신사업자 등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문업체를 통해 재사용할 수 있는 반도체, 카메라 모듈 등을 추출하고, 테스트용 시료 제작 등의 용도로 부품을 판매할 계획"이라며 "희귀 금속인 구리, 니켈, 금, 은 등은 친환경 재활용 업체를 통해 처리하겠다"고 부연했다.

삼성전자는 "유럽연합이 주관하는 새로운 친환경 처리 방식 연구와 테스트 등의 공공 목적 과제에도 참여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전자는 작년 9월 미국에서 리퍼폰 판매를 개시했다.

미국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구형 스마트폰을 정가보다 30∼50% 낮은 가격에 리퍼폰으로 내놔 호응을 얻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미국뿐 아니라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신흥시장에서 기존 출고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갤럭시노트7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재고를 처분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갤럭시노트7을 폐기하지 말고 재사용하거나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라고 삼성전자에 요구해왔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