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오른쪽 두 번째)과 권태신 부회장(세 번째) 등이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오른쪽 두 번째)과 권태신 부회장(세 번째) 등이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간판’을 내리고 한국기업연합회로 새로 출발한다. 기존 오너 중심의 회장단 회의를 없애고 전문경영인 중심 경영이사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말한 뒤 이 같은 전경련 혁신안을 발표했다. 조만간 임시총회를 열어 혁신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쇄신을 위해 한국기업연합회로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고리로 낙인 찍힌 상황에서 더 이상 같은 이름을 유지한 채 국민과 회원사의 인정을 받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1961년부터 중요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해온 회장단 회의는 이날 회의를 끝으로 폐지된다. 앞으로 주요 의사결정은 신설되는 경영이사회에서 이뤄진다. 경영이사회는 기존 오너 중심이 아니라 주요 회원사의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구성된다.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 지원 등으로 논란이 된 사회본부를 폐지하는 등 사무국 조직도 대폭 축소한다. 기존 7본부 체제를 커뮤니케이션본부, 사업지원실, 국제협력실 등 1본부 2실 체제로 바꾼다. 전경련 관계자는 “인력과 조직, 예산을 40% 이상 감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그동안 공개하지 않던 활동내역과 재무현황 등도 홈페이지에 연 2회 공개해 공익법인에 준하는 수준으로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앞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경제단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조직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전경련이 혁신안을 냈지만 난제도 많다. ‘돈’ 문제가 대표적이다. 올해 예산을 235억원으로 40% 축소했지만 이를 충당할 회원사 회비가 부족하다. 기존 예산의 70% 이상을 차지해온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포스코 등이 전경련에서 탈퇴했기 때문이다.

4대 그룹 탈퇴 이후 다른 회원사의 도미노 이탈을 막는 것도 과제 중 하나다.

장창민/김순신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