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 현대글로비스 KD 제1센터에서 20일 수출용 포장상자를 나르는 지게차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김순신 기자
충남 아산 현대글로비스 KD 제1센터에서 20일 수출용 포장상자를 나르는 지게차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김순신 기자
20일 충남 아산시 인주면에 있는 현대글로비스 KD(조립용 반제품 부품) 제1센터. 공장 양쪽 옆으로 컨테이너를 실은 트럭이 줄지어 들어왔다. 직원들은 납품업체에서 들어온 엔진, 변속기 등 부품의 포장 상태를 점검하고, 목적지를 알리는 노란색 스티커를 붙이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현대글로비스 "3만2천여 부품 배송오차 0%"
공장에 들어서니 지게차들이 수출용 포장 상자를 쉴 새 없이 실어 날랐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 있는 현대·기아자동차 공장으로 보낼 부품이다. 공정은 한 방향으로 진행됐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일관식 공정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한광희 현대글로비스 KD운영실장(이사)은 “400여개 협력업체에서 3만2000여개의 부품을 보내오면 고유번호를 부여한다”며 “전자시스템으로 관리해 불량률 0% 달성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불량률은 0.02% 수준이다.

아산센터는 현대글로비스 KD사업의 핵심 기지다. 이곳에서 2004년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으로 NF쏘나타 부품을 실어 보낸 것이 KD사업의 시작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아산 울산 전주 등 세 곳의 KD센터에서 상자 형태로 포장된 부품을 컨테이너선에 실어 미국 중국 슬로바키아 체코 터키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세계 9개국에 있는 11개 공장에 공급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보낸 자동차 부품은 쏘나타 쏘렌토 등 31개 차종을 제작하는 데 쓰인다.

한 이사는 “현대글로비스는 이달 말 KD사업을 시작한 지 13년 만에 1400만상자 수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완성차 1120만대분의 부품을 수출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품에 작은 이상이 생기거나 조금이라도 공급이 늦으면 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어 품질 관리를 위해 포장 및 배달 노하우와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장 내 포장연구실에서는 상자압축강도시험기, 항온항습기 등으로 포장에 쓰이는 방청필름, 골판지를 잡아당기고 늘리고 누르는 등 성능 향상을 위한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접이식 플라스틱 상자를 개발해 KD 수출 비용을 크게 줄였다. 측면을 접어 부피를 줄일 수 있는 상자다. 한 이사는 “상자 높이가 5분의 1로 줄어 상자 회수를 위한 컨테이너 사용이 기존보다 80% 줄었다”며 “그 덕분에 20~30%가량의 물류비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아산=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