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당첨자가 발표된 경기 평택시의 고덕 파라곤(752가구) 아파트는 1순위에서 평균 49 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올 들어 수도권에서 공급된 아파트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소형 주택(전용면적 71㎡) 143가구 모집엔 1만7646명이 몰려 경쟁률이 123 대 1에 달했다. 지난 16일 청약을 받은 고덕 자연앤자이 아파트도 평균 28.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낙수 효과'] 평택·파주·화성 등 아파트 건설도 러시
고덕국제신도시에서 공급된 이들 단지의 인기 비결은 오는 6월께 가동될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고덕첨단산업단지)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LG그룹과 SK하이닉스 등이 투자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 주변은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이다. 대기업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멀지 않은 곳에 거주하길 원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거대한 ‘직주근접(職住近接)’형 주거타운이 형성된다. 협력 업체 공장과 종사자도 대거 유입돼 주택 수요가 늘어난다.

평택은 수도권에서 미분양 문제가 심각한 지역 중 하나다. 지난 1월 말 기준 평택의 미분양 주택(2532가구)은 경기도에서 용인(5285가구)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건설사들은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6월께 가동되면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수도권 곳곳의 미군 부대도 올해부터 평택으로 이전한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시설을 증설 중인 충남 아산, LG디스플레이가 있는 경기 파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자리 잡은 경기 화성 등도 건설사가 눈여겨보는 지역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