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가 2019년까지 점진적으로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시중금리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이후 저금리 기조로 울고 웃었던 금융권은 금리 상승기에도 업권·기관별 희비가 교차할 전망이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은 미국 금리 인상의 수혜를 직접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금리는 오르는데 반해 수신금리는 제자리에 머물면서 예대마진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1월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예대금리차)는 2.00%포인트로 전월보다 0.12%포인트 확대됐다. 실적 호조와 함께 주가도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신한지주와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지주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급증했다. 신한지주와 KB금융은 나란히 '당기순이익 2조클럽'에 들었고,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통합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다.

여기에 하나금융 주가는 1년 전보다 71%나 뒤어 올랐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주가도 20% 이상 상승했다. 이밖에 광주은행, 우리은행 등도 최근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투자심리가 호전되는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금리 인상이 호재지만, 마냥 웃을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은 보험사의 이자 마진, 자산 운용 수익률 개선으로 이어진다. 보험사들은 자산의 상당 부분을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은 통상 투자이익 증대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보험업계 성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저축성 보험의 경우, 공시이율이 올라가는 속도가 은행 금리보다 느려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부 보험회사는 금리인상에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가 장기화하자 일부 보험사들은 2014년부터 회계상 채권용도를 만기보유에서 매도가능으로 변경했다.

금리가 낮아지면 채권가격이 올라 매도가능채권 비중이 클 경우 평가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금리가 오르면 평가손실이 생길 수 있다. 계정을 한번 바꾸면 3년간 다시 재조정할 수 없어 꼼짝없이 평가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금융업계는 빨간불이 켜졌다. 이들은 주로 카드채와 캐피탈채를 발행해 돈을 조달한 뒤 이 돈으로 대출을 해 수익을 낸다.

여신금융사들은 저금리 기조 덕분에 조달비용이 크게 줄어 이득을 봤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7개 전업카드사의 조달비용은 전년 대비 1449억원이 줄었다.

그러나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8월만 해도 카드채(AA+) 3년물 시장금리는 1.5%를 밑돌았지만, 지금은 2%를 웃돌고 있다. 또 캐피탈채(AA-) 3년물 시장금리도 1.7%대에서 지금은 2.3%를 웃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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