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2기 체제 개막…박정호 SKT 사장 '책임경영' 강화

통신업계의 라이벌 KT와 SK텔레콤이 24일 나란히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두 회사가 같은 날 주총을 여는 것은 2014년 이후 3년 만이다.

양 사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CEO(최고경영자) 선임을 공식화하며 신사업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24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황창규 회장을 재선임하며 2기 체제에 돌입한다.

지난 1월 CEO추천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추천된 황 회장은 이날 연임을 확정하면 2020년 주총까지 3년 동안 KT를 이끌게 된다.

주총에서는 투명하고 독립적인 기업 지배구조 구축을 명시한 황 회장의 경영계약서 승인도 함께 이뤄진다.

KT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며 여전히 외부 입김에 취약한 모습을 드러내자 CEO추천위원회는 황 회장을 후보로 추천하며 이례적으로 경영계약서에 해당 내용을 권고사항으로 명시했다.

이후 KT는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한 연구를 하고 있다.

이날 임헌문 매스(Mass)총괄 사장과 구현모 경영지원총괄 사장도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며 황창규 체제에 힘을 실어주게 된다.

사외이사로는 이계민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임일 연세대 경영대 교수가 새로 선임된다.

이사 11명의 총 보수 한도는 전년 59억원에서 65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실적 개선에 따라 2013년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KT는 설명했다.

KT는 정관 변경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사업과 발전업 및 전기설계업, 전기공사업과 소방시설업, 경영컨설팅업 등 신성장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사업 목적 추가로 복합 에너지 관제 솔루션 KT-MEG 등 스마트에너지 사업에 무게를 실어주고, 기업 전용회선 사업을 컨설팅 사업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황 회장은 앞서 지난 15일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미디어, 스마트에너지, 기업·공공가치 향상, 금융거래, 재난·안전 등 신사업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SK텔레콤도 같은 날 같은 시간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연다.

지난 1월 취임한 박정호 사장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돼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다.

주총에서는 박 사장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6만6천504주를 부여하는 안도 승인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지난달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그룹사 내 주요 계열사 CEO에게 스톡옵션을 주기로 했다.

박 사장이 받는 스톡옵션은 17일 종가 25만원 기준으로 166억원어치에 해당한다.

2013년부터 사내이사로 활동해온 조대식 SK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의장은 기타비상무이사(상시 근무하지 않는 이사)로 직함이 전환된다.

역할에 따른 용어를 명확히 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사외이사로는 안정호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가 신규 선임된다.

안 교수는 컴퓨터구조학, 빅데이터 등 융합과학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주주총회는 새 사령탑을 공식적으로 맞이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공식적인 절차가 마무리되는 만큼 앞으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신성장 사업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okk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