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대형마트에서 국산 과일 매출이 급증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영향으로 설 연휴 과일 선물세트 판매가 줄자 유통업체들이 일제히 가격을 낮춰 재고 처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12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8일까지 감귤과 사과 등 국산 과일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감귤 매출은 53.8%나 급증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딸기는 31.5%, 사과는 8.3% 늘었다. 반면 수입 과일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2% 감소했다.

국산 과일 매출이 늘어난 것은 설 연휴 과일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예년에는 보통 명절이 지나면 국산 과일 매출이 감소했다. 소비자들이 명절 때 과일을 선물받아 한동안 구입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설 연휴 때는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과일 세트 매출이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설 대목에 판매하기 위해 저장한 과일은 지금 팔지 않으면 팔 수 없다”며 “재고 물량을 처분하기 위해 과일 가격을 대폭 낮춰 판매하면서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