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의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업체 하만 인수를 완료했다.

삼성전자는 미국을 비롯한 10개 반독점 심사 대상국의 승인 등 인수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치고 하만을 인수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14일 하만과 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지난달 18일에는 하만이 주주총회를 열어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냈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대금은 총 80억달러(약 9조2000억원)다. 국내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사례로는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전장 사업 분야에서 단숨에 글로벌 메이저 업체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 사장 겸 하만 이사회 의장은 “삼성전자와 하만은 오디오, 가전, 스마트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과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고객들에게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제품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커넥티드카 분야의 기술 혁신을 선도해 완성차 업체에 최고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만은 1956년 오디오 기업으로 출발해 1995년 독일의 베커사가 인수하면서 전장부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하만 카돈, JBL, 마크 레빈슨 등의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2015년 매출은 69억1000만달러, 영업이익은 6억달러에 이른다. 매출의 65%는 전장 사업에서 얻고 있다.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은 삼성이 보유한 혁신 기술을 하만의 전장 제품에 접목하고, 구매 물류 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만과 협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인수가 완료되면서 하만 주주들은 보유 주식 1주당 112달러의 현금을 받는다. 삼성전자는 미국법인(SEA)을 통해 하만의 지분을 100% 보유하게 된다. 다만 하만의 경영은 디네시 팔리월 하만 사장을 비롯한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 독립적으로 이뤄진다. 또 임직원과 본사, 해외사업장은 물론 하만이 보유한 브랜드도 그대로 유지된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