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SGI서울보증보험 사장이 최근 수출입은행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SGI서울보증 내부에서 “우리는 징검다리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 내정자는 지난해 1월 임기 3년인 SGI서울보증 사장에 취임했지만 1년여 만에 다시 수출입은행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최 내정자의 전임이었던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도 사장을 맡은 지 1년이 조금 더 돼서 KB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겼다.

두 번 연속 최고경영자(CEO)가 다른 기관의 장으로 가기 위해 중도 퇴진하자 임직원들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 ‘SGI서울보증 사장직은 더 좋은 자리로 가기 위한 디딤돌에 불과하다’는 자조 섞인 얘기도 나온다.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정부가 서민금융 정책을 강조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게 우리지만 사장은 적당히 머물다 가는 ‘정차역’으로 여겨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중도 퇴진으로 경영의 연속성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GI서울보증의 대표 상품은 ‘전세금보장신용보험’이다.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임차인이 가입하는 보험이다. 요즘처럼 전셋값이 오른 상황에서 집값이 하락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깡통 전세’를 막아 주는 역할을 한다.

SGI서울보증에서는 벌써부터 차기 사장이 누가 될지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금융당국의 전·현직 고위 공직자도 있다. 또 다른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낙하산’이 오면 또 중간에 나갈 수 있지 않겠느냐”며 “정해진 임기를 충실히 마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