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일반 예금자를 대상으로 예치금 액수에 관계없이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는 은행이 등장했다.

그동안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정책 기조에 따라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맡기는 예금에 마이너스 금리가 적용됐지만 일반 소비자의 저축성 예금에 마이너스 금리가 도입된 것은 이례적이다.

독일 일간 디벨트는 2일(현지시간) “독일 온라인 핀테크(금융+기술)은행인 플라텍스가 오는 15일부터 1유로 이상 예금하는 모든 고객에게 연 -0.4%의 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플라텍스는 고객들의 예금에 마이너스 이자를 주는 대신 1만유로당 평균 10유로가량 부과하던 예금보관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지금까지 유럽 각국에선 시중은행 차원에서 마이너스 이자를 주는 것은 예금에 대한 일종의 ‘징벌’로 받아들여져 화폐 퇴장을 유도할 것이란 우려 때문에 금기시돼 왔다.

이에 따라 고액 예금자에게만 시험적으로 마이너스 이자를 적용하는 수준에 그쳤다. 2014년 독일 튀링겐에 있는 도이체스카트방크가 50만유로(약 6억원) 이상 예금자에게 연 -0.25%의 이율을 매겼고, 지난해 9월 라이프파이젠방크가 10만유로 이상을 예치한 고객에게 마이너스 이자를 물렸다.

다만 플라텍스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대형 시중은행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플라텍스는 이자 수익을 무기로 자금을 끌어모으기보다 주식 투자 등을 위해 임시로 돈을 예치하는 고객을 유치하는 데 중점을 둬왔기 때문이다. 플라텍스 측은 “사전 예비조사 결과 18만여개의 고객 계좌 중 마이너스 금리로 이탈할 계좌 수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예상됐다”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