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99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아마르티아 센 하버드대 교수를 향해 “하버드대를 눌렀다”며 환호했다. 모디가 주도한 화폐개혁으로 인도 경제가 크게 침체될 것이라는 센 교수의 전망과 정반대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인도 통계청은 2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7%(연율환산)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 분기에 비해 불과 0.4%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모디 총리는 지난해 11월 시장에서 유통되는 화폐가치의 86%를 신권으로 바꾸는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다. 하지만 인도 정부가 준비한 신권이 부족해 화폐 교환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면서 현금 거래에 의존하던 중소기업의 타격이 크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센 교수와 옥스퍼드대 출신 만모한 싱 전 인도 총리는 인도 GDP가 2~4%포인트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GDP가 시장의 우려보다 좋게 나왔지만, 인도 정부의 통계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제학자들이 있다고 전했다. 인도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성장률은 전체 GDP의 40~50%를 차지하는 지하경제를 반영하지 못해 경기침체를 과소평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