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양양국제공항이 ‘유령공항’으로 전락하고 있다. 2002년 개항 후 188억원을 들여 공항 활성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활주로는 텅 비어 있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양양공항을 이용한 여객수는 8만7593명에 그쳤다. 2014년 17만6635명이던 여객수는 2015년 10만6526명에 이어 또 감소했다. 인천(17.3%) 김포(5.3%) 제주(37.2%) 청주(20.9%) 김해(30.4%) 등 다른 지역 공항은 2015년 대비 지난해 여객수가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은 최근 양양공항에서 중국 광저우, 선양을 오가는 항공 운수권(각 주 3회)을 국토교통부에 자진 반납했다. 이 운수권은 지난해 3월 배분받은 것으로 당초 지난해 취항할 계획이었다.

이 노선은 양양공항이 지난해 개항 14년 만에 처음으로 확보한 정기 국제선 3개 중 2개였다. 나머지 1개인 양양~상하이 노선은 지난해 4월 대한항공 계열 LCC인 진에어가 운항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 역시 지난해 10월까지 운항했다. 현재 운항 중단 상태로 오는 4월 다시 운항을 재개할 방침이다. 양양공항은 국제선 정기 노선 하나만 간헐적으로 운영하는 처지가 됐다.

업계에선 양양공항이 서울에서 먼 데다 주변 지역 관광 인프라 개발이 더디다는 점을 고전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정부는 지방공항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120시간(4박5일) 무비자 환승제도를 도입했다. 중국에서 국내 공항으로 입국해 제주도로 환승하는 승객에게 비자를 면제해 주는 제도다. 이 때문에 청주공항으로 들어와 서울을 둘러본 뒤 제주도로 향하는 중국인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양양공항은 서울과 멀어 중국인 이용객이 외면하고 있다. 그렇다고 인근 지역을 관광하다가 제주도로 향하기엔 볼거리가 별로 없다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