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이후 건강 회복에 전념해온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상반기 내 경영일선에 공식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사태를 비롯한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CJ그룹의 경영은 수개월째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그러나 CJ는 특검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데다 경영 차질이 더 길어지면 곤란하다는 판단에 이 회장 복귀를 포함한 경영정상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CJ그룹 관계자는 26일 "오는 3월부터는 인사와 조직개편, 투자와 고용 등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이 회장은 건강이 호전됐고 대형 투자와 글로벌 사업 등 오너가 직접 챙겨야 하는 사안이 많아 상반기 내에는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은 이 회장은 건강이 많이 회복돼 짧은 거리는 혼자 걷는 것이 가능하며, 이식한 신장의 거부반응도 안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미 주요 현안을 보고받으며 그룹 경영을 챙기고 있으며 대외활동에도 큰 무리가 없는 상태이다.

3월 복귀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조직개편 이후 4~5월에는 출근을 하거나 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본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CJ그룹은 지난 연말부터 미뤄진 정기 인사를 다음 달 초 단행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이 회장의 복귀에 앞서 대규모 투자 등을 위한 조직 정비 차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이 회장은 이번 겨울 미국에서 집중 치료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비자 발급 지연과 특검 수사 등으로 국내에 머물면서 경영 복귀를 준비해왔다.

CJ 측은 "올해는 그룹 내부적으로 매우 중요한 해"라며 "불확실한 외부 환경에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해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는데 내부적으로는 회장 복귀를 포함해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CJ그룹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약 31조원 규모로, 사상 처음으로 30조의 벽을 넘어섰다.

2011년에 20조원을 넘어선 이후 5년 만에 매출 30조원을 돌파한 CJ는 올해 매출 목표를 40조원으로 크게 올렸다.

CJ그룹은 2020년 매출 100조원, 해외 비중 70%를 목표로 하는 '그레이트 CJ'를 추진하고 있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해외 대형 M&A 등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올해 투자액도 5조원 규모로 설정하는 등 대대적인 투자 방침을 정했다.

지난해 투자액 1조9천억원의 2배를 훌쩍 넘는 파격적인 규모이다.

CJ는 2012년 사상 최대인 2조9천억원을 투자했지만 이 회장이 구속된 2013년에는 규모가 2조6천억원으로 줄었다.

2014년에는 1조9천억원을 투자했고 2015년에는 1조7천억원으로 더 줄었다.

이 회장 사면 이후 미국 바이오 벤처기업 메타볼릭스 자산과 말레이시아 2위 물류기업 센추리로지스틱스를 인수했지만, 1천억원대 이상의 '빅딜'은 없었다.

이 회장의 특별사면과 관련해 청와대와 사전교감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가 하면, 청와대가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정권의 압박을 받은 정황도 드러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웠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 사면 이후에도 CJ는 외부 환경 등으로 인해 붕 떠 있는 느낌이었다"며 "특검이 끝난다고 해도 검찰 수사와 대선 등의 변수가 남아있지만 조직을 다잡고 대규모 투자에 나서려면 오너의 복귀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