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TV 신제품 출시 앞두고 또 '으르렁'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신제품 QLED TV와 나노셀 TV 출시를 각각 앞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삼성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를 “희석한 주스를 원액인 것처럼 과장했다”고 비난했다. ‘OLED VS QD-LCD 화질 맞대결…OLED 압승으로 마침표’라는 글을 통해서다. 삼성전자가 올해 사활을 걸고 있는 QLED TV를 겨냥한 LG 측은 “QD(퀀텀닷) 방식 LCD를 QLED로 부르는 바람에 소비자들이 혼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QD-LCD인 것을 QLED라고 하는 것은 주스 광고에서 원재료인 석류나 블루베리 등을 희석해서 원재료 함유량이 극소량에 불과한데 재료 원액이 들어간 것처럼 과장한 것과 비슷하다”고 언급했다. 삼성의 QLED를 인정하지 않는 셈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삼성이 쓰는 QLED라는 말은 마케팅 용어일 뿐 결국 LCD TV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은 적극 반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퀀텀닷 입자에 메탈을 적용하는 새로운 기술로 화질을 대폭 개선했다고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QLED TV가 독일의 세계적인 규격 인증기관 VDE에서 세계 최초로 ‘컬러볼륨 100%’를 검증받았다며 제품력을 과시했다.

출시를 앞둔 LG전자 나노셀 TV에 대한 삼성 측의 공격도 만만치 않다. LG전자는 “독자적인 나노셀 기술을 적용한 슈퍼 울트라HD TV의 나노셀은 약 1나노미터(㎜·1㎜=10억분의 1m) 크기의 미세 분자구조를 활용한 기술로 더욱 많은 색을 한층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LG 나노셀 TV에 대해 “2년 전 삼성이 저가 제품에 쓴 나노크리스털 기술과 같다”며 폄하하고 있다. LG의 제품명인 ‘슈퍼 울트라HD TV’도 삼성이 3년 전 쓴 SUHD TV를 따라한 것에 불과하다며 불쾌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G전자가 과도하게 삼성을 따라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번에 내놓은 나노셀 TV도 과거 삼성에서 선보인 것과 크게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샤프가 삼성에 패널 공급을 중단하면서 삼성-LG 간 줄다리기는 더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에서 일반 패널과 함께 엠플러스 LCD 패널을 공급받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의 저가형 4K 패널은 그동안 삼성전자가 진정한 4K가 아니라고 주장해온 제품이다. LCD 패널 부족으로 자신들이 공격하던 패널을 사용하게 된 셈이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