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에도 경영현안 순항…'미래사업'은 차질 우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에도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의 전장기업 하만(HARMAN)을 자회사로 품에 안았다.

다음 달에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을 출격,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의 악몽을 떨치고 신뢰 회복에 나선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전자의 경영 공백이 우려됐지만 일단 눈앞의 경영현안은 흔들림 없이 순항하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하만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와의 합병안이 통과되자 삼성전자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국내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으로는 최대 규모인 하만 인수 건은 이 부회장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협상에 마무리 짓는 등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12월 전장사업팀을 신설, 전장사업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키워왔다.

인수가는 80억 달러(9조2천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일부 주주가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하만 경영진을 상대로 합병 반대 소송을 내는 등 암초를 만났다.

국내에서 특검 수사를 받으면서 다른 주주들 역시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실제 표결 결과 약 70%의 주주가 투표에 참여했으며 반대는 3%에 그쳤다.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한국에서 반독점규제 당국의 승인만 거치면 늦어도 3분기까지 인수 작업이 끝난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를 토대로 전장부품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G5 통신, 디스플레이, IT 기술에 하만의 전장 사업 노하우, 고객 네트워크 등이 결합해 커넥티드 카 관련 전장 사업에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나머지 사업들도 애초 계획한 일정대로 이행한다.

삼성전자는 오는 26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신제품 태블릿 PC 갤럭시탭S3를 선보이고, 갤S8 티저 이미지도 공개한다.

이어 3월 29일 유럽과 미국에서 동시에 갤S8을 공개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 압박으로 촉발된 미국 가전제품 생산공장 건립 건도 계속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앨라배마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과 투자 인센티브, 입지 조건 등을 두고 교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전자는 사업부문별 전문경영인이 책임지고 해결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당장 사업이나 기업 신용등급에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우려하는 부분은 '제2의 하만' 등 신성장동력을 찾는 일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9일 "글로벌 단위로 움직이는 사업구조이기 때문에 이미 공개된 경영일정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현재 검토 중인 M&A를 성사시키고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이 부회장이 해왔던 역할, 미래사업 발굴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noma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