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SK그룹에 편입된 지 14일로 만 5년이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2년 2월 인수 당시 “SK하이닉스가 행복해질 때까지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직접 뛰겠다”고 밝혔고 지난 5년간 SK와 하이닉스는 함께 성공스토리를 썼다.

SK의 지원을 등에 업은 하이닉스는 2012년부터 투자를 대폭 늘렸다. 2011년 3조5000억원이던 투자는 지난해 6조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7조원을 쏟아붓는다. 임직원도 2011년 2만3000명에서 지난해 말 2만8000명으로 5000명이나 늘었다.

투자는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2년 영업손실(-2273억원)을 낸 SK하이닉스는 2015년 5조3361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작년에도 3조2767억원을 벌었다. 지난 5년간 거둔 영업이익이 16조8748억원이다. 지분율 20%를 감안하면 SK그룹은 이미 인수비용 3조4266억원과 맞먹는 돈을 벌었다.

SK 인수 전 하이닉스는 부실기업의 대명사였다. 2000~2003년 누적 적자가 12조원에 달하자 주가는 주당 125원(2003년 3월)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여러 차례 증자로 주식 수가 52억주를 넘어 ‘강원랜드, 파라다이스와 함께 도박업종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2001년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에 팔릴 뻔했으나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한국 기업으로 살아남았다.

이런 회사가 SK에 편입된 뒤 다른 회사가 됐다. 이는 ‘오너십의 힘’에 기반한다. 하이닉스 사장을 지낸 김종갑 한국지멘스 회장은 “하이닉스는 주인이 없는 게 가장 큰 약점이었다”고 말했다. 반도체산업에서 과감한 투자와 기술 개발은 경쟁력을 갖추는 핵심 요인인데 최 회장의 지속적인 투자 주문은 SK하이닉스 도약의 중요한 자양분이 됐다는 게 시장 평가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