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미국 전장(電裝)기업 ‘하만’ 인수 여부가 오는 17일 결정된다. 일부 주주들이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힌 가운데 두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위한 가장 큰 고비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하만은 17일 오전 9시(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스탬퍼드시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안건은 삼성전자와의 합병안을 포함해 총 4건이다.

안건은 주주 50%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가결된다. 주주 과반의 동의가 성립되면 현지법에 따라 반대한 주주들도 해당 지분을 매도해야 한다. 이후 주요국 정부기관의 승인을 거쳐 늦어도 3분기까지는 인수작업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만약 표결에서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면 합병안은 무산된다.

업계에서는 무난하게 합병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주주들이 “하만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할 때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며 반대하고 있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2월 지분 2.3%를 보유한 애틀랜틱 투자운용은 “2015년 하만 주가는 145달러를 넘겼고 앞으로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며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예고했다. 지난달 초에는 소액주주들이 ‘추가제안금지’ 조항과 과도한 위약수수료 등을 문제 삼아 하만 경영진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가 무산되면 주가가 급락해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매수청구가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 쓰는 전략일 뿐 합병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