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재구성이 투자의 첫발…절세혜택 꼼꼼히 따져야
부동산 투자는 조심…하려면 부동산펀드로


수신 금리의 오름세가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다.

돈을 은행에만 넣어놔도 목돈이 차곡차곡 쌓였던 '좋았던 시절'은 이제 지나갔다는 얘기다.

돈 벌기는 어렵고, 지키기는 더욱 어려운 시대가 찾아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상당히 오래 지속될 것으로 봤다.

저성장이 굳어진 데다 1천300조원을 넘어버린 가계 부채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등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펴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단 전문가들은 가까운 은행에 가서 자산 컨설팅부터 받아보고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라고 조언한다.

본격적인 저금리, 저성장 시대가 찾아왔기에 우선 절세전략부터 세우고, 자산 규모에 맞는 금융상품에 가입하라고 권한다.

특히 연금 등 안전자산에 가입했다고 손 놓지 말고 꾸준히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라고 입을 모았다.

지금처럼 환율이 널뛰고, 불안정성이 가중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상황에 따라 투자상품을 달리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6개월에 한 번씩은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라고 전문가들은 권했다.

◇일단 시작은 안전자산부터…"주택청약저축이 기본"

우선 안전자산부터 시작해보는 게 좋다.

조현수 우리은행 WM자문센터 팀장은 "주택청약저축은 기본"이라며 "2%대의 각종 특판 상품과 빨리 현금화할 수 있는 회전예금도 추천할 만하다"고 했다.

회전예금은 정식 예금이기 때문에 단기자금운용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나 어음관리계좌(CMA)와 달리 원금이 보장되고 고객들이 중도에 해지해도 회전 기간을 거친 예금에 대해서는 중도 해지 금리 대신 회전 주기별 약정금리를 적용한다.

이처럼 일반 정기예금보다 중도 해지 시 부담해야 하는 금리 손실이 작고 실세 금리를 반영한 금리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기에 가장 적합한 상품으로 간주되고 있다.

고재필 KEB하나은행 강남PB센터 팀장도 "물가가 상승하지만 은행 예금이 더디게 오를 때는 회전예금에 가입했다가 금리가 오르고 난 후에 확정금리 1년짜리에 가입하는 게 좋다"고 했다.

또 시중금리가 낮아져 금리 혜택을 보기 쉽지 않은 만큼 절세 상품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ISA 가입자는 소득 수준에 따라 5년 의무 가입 기간을 채우면 200만∼250만원의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비과세 한도를 넘는 이익에 대해서는 저율로 분리 과세(15.4%→9.9%)가 이뤄진다.

연금상품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미래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당장 절세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연금저축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은 연간 700만원 한도로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운용 기간에는 운용수익에 대한 세금을 매기지 않아 과세 이연에 따른 복리효과로 운용수익 상승효과도 거둘 수 있다.

윤정임 신한 PWM서초센터 PB는 "연금저축은 매월 나가는 거지만 IRP는 돈 있을 때 넣으면 된다"며 "보너스나 연말정산 환급액 등 여윳돈이 생기면 없던 돈이다 생각하고 미래를 위해 부으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격적인 성향이면 브라질·베트남 펀드…부동산은 선별투자

좀 더 공격적인 투자성향이라면 브라질이나 베트남 등 발전 가능성이 큰 국가의 주식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조 팀장은 "일단 국내주식시장도 장기적으로는 별로 메리트가 없다.

해외주식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했고, 기업은행 WM사업부 문형수 과장도 "해외투자는 주식형은 올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부분이 베트남 쪽"이라며 "나머지는 주가연계증권(ELS)이나 파생결합증권(DLS) 등 중위험 상품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했다.

은행자산 전문가들은 대체로 부동산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는 권하지 않았다.

어디를 사도 오르던 시대는 이미 끝났기 때문이다.

다만 선별 투자나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투자는 일정 부분 권했다.

윤 PB는 "부동산은 좋은 물건만 오르는 차별화가 심해질 것이다.

이 때문에 어설픈 곳에 투자하면 수익도 안 나고 관리 하는 신경도 써야 하고 나중에 빠져나오기도 어렵다"며 "그보다는 부동산펀드를 통해 좋은 부동산에 간접 투자하는 것이 훨씬 마음 편하고 수익성도 좋다.

최소 투자금이 2억원으로 만만치 않지만 상가 투자나 비슷하다"고 말했다.

◇ 1억원을 운용한다면 목표 수익률 5%가 바람직

만약 1억원이 생긴다면 1년간 어떻게 운용해야 돈을 벌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5% 남짓한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게 좋다고 했다.

윤 PB는 수익률 5%를 목표로 금통장(10%), 달러(10%), 브라질 국채(30%), 커버드콜 펀드(30%), MMF(20%)를 권했다.

그는 "금과 달러는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이라는 점에서 선택했다.

브라질 국채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고, 정권도 안정돼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설명했다.

이어 "커버드콜 펀드는 코스피200 선물을 활용한 상품으로 이익에 상한이 있지만 주가가 내려가도 손실은 줄일 수 있다.

요즘처럼 주가가 박스권일 때 괜찮은 상품이다.

나머지 2천만원은 MMF에 넣어 대기자금으로 두고 시장을 보다가 기회가 생기면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조 팀장은 뱅크론(20%), 하이일드(20%), 정기예금(20%), 회전예금(10%), ELS(30%)을 선택했으며 고 팀장은 은행 특판 정기예금(40%), 회전예금(40%), 국내 주식(20%)으로 포트폴리오를 짰다.

문 과장은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전제로 주식형 펀드(50%), ELS·DLS(50%)를 선택했다.

(서울=연합뉴스)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