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5년 만에 '2조 클럽' 복귀
KB금융, 5년 만에 '2조 클럽' 복귀
KB금융지주가 지난해 2011년 이후 5년 만에 2조원대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사진)은 순이익 규모를 키우는 대신 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말 국민은행에서 대규모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하지만 비용이 들어가는 희망퇴직도 순이익 확대에는 별 지장을 주지 못했다.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7000억원가량의 염가매수차익도 발생했다.

KB금융지주는 9일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26.2% 늘어난 2조1437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11년 2조3730억원의 순이익을 낸 이후 5년 만에 다시 ‘순이익 2조원 클럽’에 올라섰다. KB금융지주는 신한금융지주(2조7748억원)와 선두 경쟁을 본격화하게 됐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1회성 순이익 증감 요인이 많았다. 국민은행이 4분기에 대규모 희망퇴직을 하면서 연간 일반관리비가 5조2287억원으로 전년보다 7051억원(15.6%) 늘었다.

국민은행 희망퇴직자는 2795명으로 2010년(3244명) 후 최대 규모다. 국민은행 직원은 2만명에서 1만7000여명으로 줄어 1인당 수익성이 낮다는 오명에서 벗어나게 됐다.

희망퇴직으로 대규모 비용이 발생했지만 현대증권을 장부가 이하로 인수하는 등으로 생긴 염가매수차익이 6979억원에 달해 이를 상쇄했다. KB금융지주의 실적 개선은 수익성 좋은 대출자산을 늘리는 영업을 잘한 국민은행이 이끌었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희망퇴직 영향으로 전년보다 12.9% 감소한 9643억원을 기록했다. 희망퇴직 비용을 제외한 순이익은 1조4610억원으로 전년보다 9.8% 증가했다. 원화대출금은 작년 말 기준 220조50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6.4% 늘어났다. 가계여신은 123조1000억원으로 6.8%, 기업여신은 97조4000억원으로 5.9% 증가했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4분기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1.61%를 기록해 전 분기보다 0.03%포인트 개선됐다. 또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은 0.35%로 전년 말에 비해 0.05%포인트 하락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등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여신이 견조하게 성장하고 마진을 잘 관리한 덕에 핵심 이익인 순이자 이익이 증가했다”며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비용 경쟁력도 강화됐다”고 말했다.

KB금융 다른 계열사 중 현대증권과 합병한 KB증권은 지난해 순손실 934억원을 냈다.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는 각각 3021억원과 317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