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널뛰기…길 잃은 '달러 재테크'
트럼프발(發) ‘통화전쟁’ 가능성이 엄습하면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 달러 재테크 비상이 걸렸다. 일단 제동이 걸린 강(强)달러가 기조적인 달러 약세로 돌아서는 시발점이 될지, 추후 달러 가치가 다시 강세로 방향을 잡을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졌다.

트럼프 정부의 대외 경제정책 강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 등에 따라 환율이 널뛰기할 가능성이 높아 포트폴리오 조정을 놓고 투자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147원80전에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달러당 1200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전날 1140원대로 처음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와 비교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3일 99.85를 기록, 다시 1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분위기가 급변하면서 지난해 말 달러 예금이나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에 돈을 넣은 투자자들은 한마디로 좌불안석이다. 2~3개월 새 환차손으로만 5%에 달하는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상품 매수를 자제하라는 사인을 투자자들에게 보내고 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는 4월 미국 재무부가 반기 환율보고서를 발표할 때까지 환율조작국 지정 경계감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달러 약세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달러 약세에 ‘베팅’하는 달러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대금이 최근 5개월 만에 다섯 배 증가하는 등 환율 변동성을 적극 활용하는 투자자도 늘었다.

송형석/윤정현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