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유로존 성장률, 미국보다 높았다
지난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성장률이 8년 만에 미국을 앞질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연합통계청(유로스타트)을 인용해 유로존 경제가 작년 1.7% 성장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가 잠정 집계한 지난해 미국 경제성장률 1.6%보다 0.1%포인트 높다. 연간 기준으로 유로존 성장률이 미국보다 높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유로존 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0.5%로 나타났다. 2분기(0.3%), 4분기(0.4%)와 비교해 성장세가 강해졌다. 12월 유로존 실업률은 9.6%로 하락세를 유지했다. 1년 전에는 실업률이 10.5%에 달했다. 올 1월 물가상승률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8%로 2013년 2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유로존 성장률이 지난해 미국을 추월한 것은 유로존 경제활동이 활발했던 것보다 미국의 성장 부진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WSJ는 지적했다. 실제로 작년 유로존 성장률은 2015년(2.0%)보다 0.3%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여러 위협 요인으로 올해 유로존 경제가 더 좋아질지는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원유 등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소비 지출이 둔화될 수 있다. 프랑스와 독일 등에서 선거가 치러져 유로존에 적대적인 정당이 승리할 가능성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도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달러 강세로 인해 유로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유로존 수출이 도움을 받았는데,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으로 유로존 수출이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