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처 '벚꽃대선' 대비
정부 부처들은 조직개편의 방어 전략을 짜느라 분주하다. 정치권을 대상으로 로비를 벌이거나 조직을 신설해 몸집을 미리 불리는 방식으로 부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각 부처의 국회 담당 공무원이나 고위관료들은 여야의 정부 조직개편 방안을 입수하는 데 혈안이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더미래연구소의 정부 조직개편안이 공개되면서 부처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졌다. 야당 관계자는 “아직 대선 캠프도 꾸려지지 않았지만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치권의 정부 조직개편 구상을 묻는 공무원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차기 정부의 인수위원회가 정부 조직개편을 주도했기 때문에 각 부처도 주로 인수위를 공략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인용해 판결하면 차기 대통령은 인수위 과정 없이 새 정부를 꾸려야 한다. 후보자 시절에 조직개편안이 확정된다는 얘기다.

사회부처의 A국장은 “현시점에서 대선 결과를 속단할 수 없어 여당과 야당 양측에 우리 의견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제부처의 B실장은 “조직개편을 하려면 정부조직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누가 대통령이 되든 ‘여소야대’ 상황이 유력하기 때문에 정치권 모두를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조직의 ‘방어 논리’를 준비해온 부처도 있다. 그동안 조직개편이 잦았던 해양수산부를 포함해 방송통신위원회 등은 부처 경쟁력을 높이는 내용의 연구 용역을 지난해 발주했다. 올 들어서는 농촌진흥청, 한국영상자료원 등도 비슷한 용역 보고서를 의뢰했다.

공개적으로 조직개편 방향을 제시하는 부처도 있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세계적으로 중소기업부를 두는 나라도 있고 대통령 직속으로 하는 국가도 있다”며 중소기업청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20여개 부처가 올 1분기까지 60개 이상의 조직을 신설하려는 움직임도 일종의 조직개편 대응책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고위관료는 “부처 크기를 미리 늘려야 정부 조직이 개편돼도 현상 유지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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