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최순실 연루설' 등 의혹 막판 검증

세계 1위 철강사 포스코의 3년을 이끌 수장이 25일 결정되는 가운데 권오준 회장의 연임이 유력시된다.

권 회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서 연임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사회에서 결정될거다.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짧게 답했다.

그러나 임기 중 보여준 경영능력과 포스코의 좋은 실적 등을 고려할 때 연임 성공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포스코 이사회는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임시회를 열고 권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마지막 심사를 한다.

이사회는 지난달 최고경영자(CEO) 추천위원회를 꾸려 권 회장에 대한 자격심사를 진행했으며, CEO 추천위원회가 그의 연임에 찬성하면 승인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권 회장 연임이 결정되면 이사회는 그를 단독 CEO 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의결하고, 오는 3월 주총을 통해 공식 선임하게 된다.

마지막 이사회를 남기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큰 변수가 없다면 권 회장의 연임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산업의 글로벌 공급과잉이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도 강력한 구조조정과 원가 절감, 새로운 먹거리 창출로 회사를 오히려 재성장의 길로 이끌었다는 점 때문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년 만에 1조원을 돌파하는 '깜짝 실적'을 냈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에도 전 분기만큼은 아니더라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연간 실적 역시 플러스로 돌아서며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던 2015년의 '트라우마'를 말끔히 지울 전망이다.

막판 변수는 '비선 실세'인 최순실과 연루돼 이름이 오르내린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런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는 데다가 권 회장이 그동안 이사회에서 최 씨와 아무 친분이 없으며 떳떳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해명한 점을 고려하면 '최순실 게이트'가 그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은 작다.

다만 지난 23일 박영수 특별검찰팀이 2014년 권 회장 선임 과정에서 최씨가 개입했다는 주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이날 이사회에서는 이에 대한 막판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의 연임이 결정된다면 새 임기는 오는 3월부터 시작한다.

만약 연임에 실패한다면 새로운 회장 후보를 찾기 위한 '승계협의회'가 구성된다.

승계협의회는 사내이사 1인과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되며 회사 안팎에서 1명 이상의 회장 후보군을 꾸려 이들에 대한 자격심사를 진행한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