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조정식 구조조정 한계…저성장 대비책까지 마련해야"
“채무조정 위주의 구조조정은 부실기업을 연명시킬 뿐입니다. 저성장 시대엔 근본적인 산업경쟁력을 높일 구조조정을 해야 합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알바레즈&마살 한국법인의 김명철 대표(45·사진)는 15일 “과거 고성장 시대엔 재무구조만 개선해놓고 업황이 개선될 때까지 기다리는 식의 구조조정으로도 기업 회생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힘들다”며 이같이 말했다.

알바레즈&마살은 2008년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 당시 임시 경영을 맡은 구조조정 전문 컨설팅기업이다. 2013년 한국 법인을 세웠다. 김 대표는 현대그룹 구조조정이 한창이던 2013년 그룹 경영관리 담당 상무로 합류해 지난해까지 현대상선 등 구조조정 업무를 맡았다. 이 경험을 살려 지난달 알바레즈&마살 한국법인 대표에 취임했다.

김 대표는 저성장 시대에 맞춘 기업 구조조정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성장과 글로벌 공급 과잉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은 채무조정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채무조정으로 일시적 효과는 내겠지만 그 뒤에도 같은 문제로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그런 사례다. 정부는 2015년 유동성 위기에 빠진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나 지난해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1조2000억원을 더 투입했다.

김 대표는 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해당 산업에 대한 예측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경험만을 토대로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경향이 크다”며 “보다 객관적인 예측이 이뤄지려면 채권단이 산업 분석 능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했다. 기업의 지속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면 청산할 때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는 ‘질서 있는 퇴진’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