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사장이 투자요청, 트럼프에 투자계획 전달한 듯

대만 폭스콘(훙하이<鴻海>정밀공업)에 인수된 샤프가 미국에 액정패널(LCD)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3일 보도했다.

훙하이는 제휴처인 소프트뱅크 그룹의 손정의 사장과 공동으로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에 투자해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가 제조업의 미국 회귀를 주창하고 있는 점을 의식해 TV 등 가전제품시장이 큰 미국에서 생산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샤프 고위 간부는 이날 미국 공장 건설계획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시인하고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간부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미국 투자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궈타이밍(郭台銘) 훙하이그룹 회장이 개인 명의로 지분을 갖고 샤프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액정패널 기업인 일본 사카이(堺) 디스플레이 프로덕트(SDP)는 작년 말 중국 광저우(廣州)에 세계 최대 규모의 TV용 액정패널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현지 지방 정부와 함께 약 10조5천억 원을 투자해 2018년 가을 가동을 목표로 건설을 추진 중이다.

미국 공장의 투자액과 공장 가동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광저우와 같은 규모의 공장을 짓는다는 방침이어서 투자액이 10조 원을 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훙하이는 위탁생산하는 미국 애플의 아이폰도 미국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금까지는 중국 등지에서 생산해 왔으나 애플 측이 훙하이에 미국 생산을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는 스마트폰이나 액정패널을 미국에서 생산하면 생산비용이 늘어나는 게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투자부담을 억제할 수 있도록 중국 지방 정부가 제공한 것과 같은 지원을 미국에서 받을 수 있을지가 투자여부 결정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했다.

샤프는 올부터 삼성전자와 중국 하이센스(海信集團)에 대한 TV용 액정패널(LCD) 공급을 중단한다고 작년 12월 돌연 통보해서 한·중·일 TV업계에 LCD 패널 수급 대란을 일으켰다.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lhy501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