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20분 충전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달릴 수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개발했다. 현재 테슬라 모델 S가 20분 충전으로 209㎞의 주행거리를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성능이 뛰어나다.

삼성SDI는 8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열린 2017 북미 국제 오토쇼(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20분 급속 충전 기술을 접목한 ‘고에너지밀도 600㎞ 주행 배터리 셀’을 공개했다. ‘고에너지밀도 배터리 셀’은 전기차 보급에 가장 큰 걸림돌인 긴 충전시간과 짧은 주행거리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한 제품이다.

이 제품을 탑재한 차량은 완전 충전 때 600㎞를 달릴 수 있다. 20분간 급속 충전하면 배터리가 80%까지 충전돼 500㎞를 주행할 수 있다. 테슬라의 슈퍼차징(급속 충전) 기술을 적용한 제품의 경우 모델S는 20분 충전 시 130마일(약 209㎞), 1시간25분 충전 시 300마일(약 483㎞)을 달릴 수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급속 충전 기술은 배터리 셀 내부 저항을 대폭 줄인 소재 및 공정 기술들을 개발했기 때문에 가능해졌다”며 “20분이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머무르는 시간에도 충분히 충전이 가능해 전기차의 주행거리 한계와 운전자 불안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2021년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전기차 배터리 모듈 플랫폼인 ‘확장형 모듈’도 모터쇼에서 이목을 끌었다. 기존 전기차용 배터리 모듈 한 개엔 통상 12개 안팎의 셀이 들어간다. 용량은 2~3㎾h 수준이다. 하지만 확장형 모듈은 모듈 한 개에 24개 이상의 셀로 기존 대비 2배가 넘는 6~8㎾h의 에너지 용량을 구현했다. 회사 관계자는 “본격적인 대용량 전기차 시대에 적합한 모듈”이라며 “크기만 커진 게 아니라 용량이 커질수록 취약해질 수 있는 안전성을 오히려 더욱 높은 수준으로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