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커넥티드 카 전장사업 집중 육성…TV·스마트폰에 하만 브랜드 적용"

디네시 팔리월 하만 CEO(최고경영자)는 5일 "올해 중반까지는 (삼성전자와의 합병 절차) 계약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팔리월 CEO는 이날 'CES(소비자가전전시회) 2017'이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하드록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팔리월 CEO는 "하만의 주주들과 많이 얘기했고, 다음 달부터 (합병 찬성에 관한) 투표를 진행한다.

주주들이 대체로 만족하고 있고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하만의 주요 주주(2.3% 보유) 중 하나인 애틀랜틱 투자운용을 이끄는 알렉산더 뢰퍼스가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가격이 너무 낮다며 매각에 반대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답변이다.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 최고전략책임자(CSO·사장)도 "하만과 같이 세계적으로 돌며 (하만의) 고객들을 만나봤는데 '현명한 한 수'(smart move)라고 했다"며 "전체적으로 주주들도 많이 긍정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팔리월 CEO는 삼성과의 합병을 결정한 이유로 "하만의 사업 영역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스케일이 작다는 걸 느꼈다"며 "규모가 커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점을 들었다.

이어 삼성전자에 대해 "삼성은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중 한 곳이고, 또 그 혁신을 빨리 시장에 내놓는다"고 평가했다.

또 "글로벌 스케일로 모든 국가에 접근 채널을 갖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었다"며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인 삼성의 강점으로 반도체와 메모리, 5세대 이동통신(5G), 유저 인터페이스(UI), 디스플레이, 오디오, TV, 가전제품 등을 꼽으며 "서로의 장점을 잘 활용하면 시장에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팔리월 CEO는 하만의 강점으로 "완전히 통합된 라이프 스타일을 구현할 수 있는 제품군"을 언급하면서 "삼성이 구현하고 있는 연결성이라는 메가 트렌드와 결합되면 더 큰 시너지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손 사장도 하만과의 합병 효과에 대해 "비즈니스 관계가 보완적이라 제품이나 솔루션 등이 서로 매끄럽게 연결될 것"이라며 "두 회사 모두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튼튼한 고객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하만을 중심으로 커넥티드 카와 관련된 전장사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5G 통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등의 부품과 UX(사용자경험) 기술, 모바일, CE(소비자가전) 부문에서 축적한 소비자에 대한 이해가 하만의 전장사업 노하우와 결합하면 혁신적인 제품을 더 빨리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삼성은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TV와 스마트폰, VR(가상현실), 웨어러블 등 각종 제품에 하만의 높은 음향 기술과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용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는 커넥티드 카 외에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핵심부품, 시스템, 솔루션 등의 분야로도 전장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하만은 CES에 참가해 하드록 카페 호텔에 전시장을 마련하고 전 세계 1위인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와 카오디오 등 분야에서 최첨단 기술과 제품을 전시했다.

또 삼성전자의 부스에도 일부 하만 제품을 전시했다.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