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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 대비" 당부…잠실면세점 탈환 후 현장경영 '속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준공을 앞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에서 4일 시민들과 함께 직접 화재대피 훈련에 참여했다.

롯데물산과 롯데물산, 서울시, 송파구 등은 이날 오후 3시부터 롯데월드타워에서 107층 화재 발생을 가정한 민·관 합동 소방재난 대응 훈련을 진행했다.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가상 화재 발생 시점에 108층에 대기하고 있다가, 계단을 통해 102층 '피난지역'으로 이동한 뒤 비상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 방재센터로 내려갔다.

이날 훈련에는 자원한 일반 시민 3천여명도 직접 화재 대피 상황을 체험하는데, 신 회장은 체험단과 똑같은 방식으로 훈련에 참여했다는 게 롯데의 설명이다.

신 회장은 방재센터와 지상 훈련지휘소 등에 머물며 오후 4시 30분께 모든 훈련과 관련 브리핑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는 현장에서 "여러 기관이 합심해 비상대응 훈련을 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오늘 훈련 결과와 경험을 토대로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다시 한번 철저하게 대비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 회장의 화재 훈련 참여는 신 회장 의견에 따라 훈련 바로 전날인 5일 전격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그룹의 상징인 국내 최고층 건물 월드타워 준공을 앞두고 안전성 등을 신 회장이 직접 점검해보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배경을 전했다.

아울러 신 회장은 월드타워 완공 후 올해 상반기 중 타워 내 오피스 구역에 집무실을 두고 70~71층의 복층 레지던스(호텔 서비스 가능한 고급 오피스텔)를 개인 자격으로 분양받아 구매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이번 화재 대피 훈련은 실제 타워 거주 예정자로서 화재 대처 요령을 직접 숙지한다는 의미도 있다.

롯데는 지난해 12월 7일 서울시에 사용승인(준공) 신청서를 제출하고 현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롯데월드타워 시행사인 롯데물산은 오는 6일부터 11일까지 서울시민 5천 명이 직접 전망대와 피난계단, 피난안전구역 등 타워의 주요 방재시설을 직접 점검하고 확인하는 '시민 현장 체험단'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이날 신동빈 회장의 훈련과 관련, 지난달 롯데면세점 잠실점(월드타워점) 특허 승인을 계기로 신 회장이 빠르게 '현장 경영'에 복귀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이후 4개월여 동안 검찰 수사를 거치며 거의 중단됐던 대외 활동을 본격적으로 재개하며 경영권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 회장은 앞서 잠실 면세점 탈환이 확정된 직후인 지난달 18일 서울 은평 롯데몰을 방문, 1시간가량 주요 매장을 둘러보며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